美, 독일·프랑스에 비축 경유 방출 요구…거부 땐 수출 금지 경고
EU에 6개월간 1억 2000만 배럴 요구…유럽 비축량 40% 넘는 규모
중간선거 앞두고 美 경윳값 급등…유럽은 겨울철 공급난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독일과 프랑스에 비축 경유를 시장에 풀라고 요구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과 프랑스에 비상용 경유 재고를 방출하지 않으면 미국산 경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에 향후 6개월 동안 총 1억 2000만 배럴의 경유를 시장에 공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EU가 보유한 비상용 경유·경유계 연료 재고의 40%를 웃도는 규모다.
미국이 특히 독일과 프랑스를 압박하는 것은 두 나라가 유럽의 비축 경유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약 560만t, 프랑스는 약 820만t을 보유해 두 나라 물량을 합치면 EU 전체 비축량의 약 35%에 달한다. 미 정부는 두 나라가 지난 3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합의에 따른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압박의 배경에는 미국 내 경윳값 급등이 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발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러시아산 석유제품 공급 감소와 중국의 연료 수출 중단까지 겹쳤다. 미국의 평균 경유 가격은 갤런당 6.39달러(리터당 약 2300원)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미국산 경유의 일시적 수출 금지를 공개적으로 검토해왔다.
유럽은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 요구대로 비축분을 대거 풀면 당장 국제 경윳값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겨울철 비상 재고가 부족해질 수 있다. 특히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을 줄인 뒤 미국산 경유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미국이 실제 수출 금지에 나설 경우 유럽의 공급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와 독일·프랑스·이탈리아·아일랜드·영국 당국자들은 이날 비축 경유 추가 방출 문제를 논의했다. EU는 미국과 공조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방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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