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비만약 '요요', 생활습관 관리로 잡는다
비만약 검증 후 당뇨·심혈관 '만성질환' 확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한미약품이 국산 1호 비만약 '에페'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한 '디지털융합의약품'을 선보인다. 국산 1호 비만 치료제에 이어 국내 첫 디지털융합의약품 타이틀까지 노린다. 중장기적으로는 비만을 시작으로 장기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전반까지 관리 모델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에페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베이글랩스의 앱을 합친 디지털융합의약품을 실사용평가(RWE) 방식으로 허가 받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 중이다. 디지털융합의약품은 전용 앱이나 기기를 결합해 하나의 제품으로 함께 허가 받는 치료제다.
디지털융합의약품은 지난해 1월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에 근거한다.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건강지원기기가 결합된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직 실제로 허가 받은 디지털융합의약품은 한 건도 없다. 식약처는 연말까지 통합심사 체계와 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에페로 '국내 1호' 타이틀 2개 확보를 넘어 에페의 약효와 인공지능(AI) 관리 플랫폼의 시너지를 통해 비만약 시장을 선점한 경쟁자들을 뛰어넘는다는 목표다. 위고비, 젭바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약은 투약이 끊기면 다시 식욕이 생기면서 요요가 오기 쉽다. 체중 감량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려면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 여러 임상 시험을 종합한 연구에서도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했을 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의 디지털융합의약품은 에페를 투약받는 환자가 진료실 밖에서도 생활습관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2024년 말 베이글랩스와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베이글랩스가 전문 의료진과 개발한 운동 알고리즘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에페에 결합하는 방식이다.
에페를 처방받은 환자는 앱에 체중 데이터와 식사, 운동 등 생활습관 기록을 남긴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해 체중 관리를 위한 개인별 맞춤 조언을 제공한다. 분석 데이터는 에페를 투약하는 의료진에게도 전달된다. 의료진은 분석 데이터를 통해 진료실 밖의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방위 관리로 약물 의존도까지 낮추는 것이 이번 디지털융합의약품의 목표다.
한미약품은 임상 시험이 아닌 실사용평가 방식으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진료현장에서 환자들이 제품을 쓰며 쌓이는 데이터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AI 기반 관리 플랫폼 앱은 의약품만큼 안전성 위험이 크지 않다. 현행 디지털의료제품법도 실사용평가 자료를 품목허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많은 해외 규제 기관들도 디지털 의료·건강지원기기의 품목허가를 결정할 때 실사용평가 방식을 활용한다. 독일은 2019년부터 디지털 의료기기의 정식 품목허가를 낼 때 의료 현장에서 쓰인 실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왔다. 지난해 말 미국이 발표한 '기술기반 환자성과(TEMPO)'도 우선 현장에 디지털 의료기기를 수용한 뒤 추후 쌓인 데이터로 품목허가를 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비만약 관리 모델을 검증하고 정착시킨 뒤에는 다른 질환으로까지 디지털융합의약품 사업을 확대한다. 당뇨, 심혈관질환, 정신질환 등처럼 장기간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까지 관리 모델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디지털융합의약품의 핵심 가치는 약물치료 효과를 생활습관 중재와 데이터 기반 관리로 확장해, 올바른 생활습관 형성 및 장기간 체중 감량 유지를 통해 건강한 체중감량과 궁극적으로 약물 의존도 경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에페에 디지털의료제품을 결합한 '한국 최초의 디지털 융합의약품'을 내후년 상용화해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시대'를 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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