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논란'엔 해명했지만 귀국 후엔 공식 메시지 없이 침묵
조사 특수성·국과수 분석 기다리며 사실관계 확인 우선 기조
野 "고의적 은폐" 탄핵까지 언급…조사 결과가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마치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왔지만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메시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순방 기간에는 "은폐는 없다"는 해명으로 논란을 막았지만 귀국 뒤로는 조사 결과에 따른 대응 기조를 직접 정해야 하는 국면으로 넘어갔다. 여권은 현장 점검과 국회 상임위원회 질의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결론이 나오기 전 섣부른 판단은 삼가면서도 국회 차원 검증 절차는 밟아가는 모양새다.
사고는 지난 21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발생했다.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로 장병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는 사고 엿새 만인 27일 우리 군 작전 병력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관계자 등 약 40명을 투입해 현장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지형이 험해 사고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작전을 중단했다. 군은 안전을 확보한 뒤 재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 직후 수거한 파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 중으로, 결과는 이번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순방 기간인 지난 24일 조사 지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방문을 수행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조사는 객관적이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호라도 흑막이 있다거나, 감추는 게 있거나, 은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사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새로 수색로를 개척하던 곳이라 위험성이 훨씬 높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한번에 보고 있다"고 했다.
귀국 뒤에도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는 없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첫 공개 일정으로 28일 세계한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청와대가 말을 아끼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은 야권의 '늑장 조사' 공세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정부가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여권 역시 결론이 나오기 전 섣부른 추정을 삼가면서도, 정부의 신중한 조사 기조를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정부의 소통 부족으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존재하지만, 위험 지역 작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또한 현장 점검에 이어 정부 보고를 통해 구체적인 정황을 들을 예정이다.
결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과 현장 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이 이번 사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북한이 최근 매설한 지뢰로 드러날 경우 대북 조치 등 청와대의 대응 수위를 둘러싼 파장이 불가피하다. 반면 과거 매설된 지뢰의 유실로 판명되더라도 초기 소통 과정에 대한 책임론은 남아 있어, 향후 발표될 최종 조사 결과에 청와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야당은 '대통령 책임론'을 앞세워 대여 공세의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조사 지연을 '의도적 은폐'로 규정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의적인 조사, 지연, 사고 축소, 은폐 모두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대통령이 북한 도발의 진상을 덮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월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어떤 보고가 있었고 대통령은 어떤 지시를 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밝혀야 한다"며 "만약 대통령이 사고 은폐를 지시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명백한 탄핵 사유고 당장 수사받아야 할 이적행위 외환죄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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