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디젤 쇼크' 장기화…국내 정유사 수익성 개선 기대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9.28 14:43  수정 2026.09.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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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제품 수출 물량 41%가 경유…휘발유·항공유 크게 웃돌아

경유 수출 단가 두 달 연속 상승…휘발유는 110달러대 정체

IEA "러시아 정제처리량 내년까지 회복 어렵다" 전망치 하향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디젤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경유 수출 단가가 두 달 연속 오르면서 수출 물량의 40% 이상을 경유가 차지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석유제품 수출 물량 3억1380만 배럴 가운데 경유는 1억2982만 배럴로 41.4%를 차지했다. 항공유(22.0%)와 휘발유(20.4%)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국내에서 수출되는 석유제품 10배럴 중 4배럴이 경유인 셈이다. 8월 단월 기준으로는 경유 비중이 43.7%까지 올라갔다.


수출 단가도 오름세다. 경유 수출 단가는 지난 6월 배럴당 127.66달러에서 7월 139.47달러, 8월 154.09달러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수출 단가가 113.53달러에서 114.98달러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8월 경유 수출액은 29억5634만 달러로 전체 석유제품 수출액의 45.3%를 차지했다.


경유 가격 강세는 정유사 수익성과 직결된다. 정유사는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데, 제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정제마진이 커진다. 원유를 제품으로 바꿔 파는 과정에서 남기는 몫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경유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정유사로서는 유리한 국면이다.


강세의 배경에는 러시아발 공급 차질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1~8월 평균 사흘에 한 번꼴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집계했다. 8월 말 기준 공격을 피한 대형 정유시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3500~6500㎞ 떨어진 동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5곳에 그친다.


복구 속도도 갈수록 더뎌지고 있다. 원유를 1차로 처리하는 상압증류설비(CDU)뿐 아니라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제품 수율을 높이는 2차 처리설비까지 겨냥되면서다. IEA는 CDU의 경미한 손상은 1~2주면 복구가 가능하지만 2차 설비가 크게 파손되면 평균 6~8개월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서방 제재로 교체 설비 조달이 막혀 있는 점도 복구를 늦추는 요인이다.


이에 IEA는 지난 9월 월간 석유시장보고서에서 러시아 정제처리량 전망치를 2026년 잔여 기간과 2027년 평균 하루 400만 배럴로 낮춰 잡았다. 내년까지도 정상 수준 회복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공급 감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IEA에 따르면 지난 8월 중동과 러시아의 디젤 수출은 하루 52만배럴로 전년 동월보다 75% 줄었다. 1~8월 글로벌 해상 경유·디젤 수출도 하루 470만배럴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이 여파로 9월 들어 미국 걸프연안과 북서유럽의 디젤 크랙스프레드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크랙스프레드는 원유 대비 디젤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러시아 정부가 이달 말 만료되는 디젤 수출금지 조치를 다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공급 부족을 장기화하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디젤·가스오일 생산량의 약 절반을 수출해왔다. 미국의 경유 수출 제한 논의도 변수다. 로이터는 미국이 경유 수출을 금지할 경우 현지 정제업체들이 가동을 축소하면서 원유 투입이 최대 12%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적으로 곧장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면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 가치도 함께 내려가 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마진이 좋아도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iM증권은 "디젤 강세도 지속되고 있어 전시 중인 러시아가 수출을 재개하긴 사실상 너무 어려워 보인다"라며 러시아의 디젤 공급 차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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