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 포항운하 낙화 축제
물길 가로지르는 75m 불빛 띠
낮엔 빵 축제, 밤엔 낙화 감상
철강 불황 속 야간관광 승부수
'포항 낙화의 밤' 행사 포스터. 포항시 제공
철강 경기 침체로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에 지정된 포항시가 전통 불빛놀이를 내세운 가을 축제로 밤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시는 다음달 9일과 10일, 17일 사흘간 포항운하 플라워트리 광장 일원에서 '낙화'를 주제로 한 야간 관광축제 '포항 낙화의 밤'을 개최한다.
행사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낙화는 오후 7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관람객은 물 위로 퍼지는 은은한 불빛 아래 다채로운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낙화는 숯가루를 한지에 싸서 줄에 매달아 천천히 태우는 전통 불놀이다. 불씨가 줄을 따라 옮겨붙으며 잔잔하게 타오르는 것이 특징으로, 그 불빛이 운하 물결에 비치는 장면이 이번 축제의 백미로 꼽힌다.
시는 포항운하가 지닌 복원의 의미와 '불'과 '물'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축제에 녹여냈다. 포항운하는 산업화 과정에서 40여 년간 끊겼던 형산강과 동빈내항의 물길을 되살린 곳이다. 철강도시를 상징하는 '불'과 되찾은 '물'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셈이다.
시는 폭이 좁고 긴 운하의 특성을 살려 물길을 가로지르는 낙화를 약 75m 구간에 걸쳐 설치하고, 도심 한가운데서 전통 불빛놀이를 감상하는 이색 풍경을 선보인다.
개막일인 9일에는 한동대학교 풍물놀이·전통무용 동아리가 무대를 열고, 오후 7시 15분에는 시민이 함께하는 합동 점화식이 이어진다.
10일에도 같은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같은 날 인근에서는 한동대학교가 주최하는 '포항 국제뽱페스티벌'이 열려, 낮에는 여러 가지 빵을 맛보고 밤에는 낙화를 감상하는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지역 예술인 공연과 낙화 연출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행사 기간에는 지역 상권과 손잡은 먹거리 부스 '불빛장터'도 문을 열어 축제의 맛을 더한다.
일정 또한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게 짜였다. 개막일인 9일은 한글날이자 사흘 연휴의 첫날이고, 10일과 17일은 토요일이다. 낮 행사와 밤 축제를 한 동선으로 엮은 것은 당일 방문객을 숙박과 소비로 이어가려는 '체류형 관광'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포항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미국의 고율 관세, 주요 공장의 폐쇄·휴업이 한꺼번에 겹치며 지역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졌다. 시가 송도해수욕장 공공 야시장 '포항송도포장마차'와 포항운하 '달빛포차' 등 밤 시간대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은 배경이다.
안전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시는 불을 쓰는 행사인 만큼 안전펜스 150개를 설치해 관람 구역을 나누고, 사전 예약제 등을 통해 입장객 수를 조절한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잔불이 흩날릴 수 있어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관람 동선을 바꾼다. 현장에는 구급차와 응급구조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고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낙화의 밤은 화려한 불꽃 대신 잔잔하게 타오르는 불빛과 함께 선선한 가을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축제"라며 "시민과 방문객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고 포항운하에서 특별한 가을밤의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행사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