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피 7만주 심어 여수 대경도 앞바다 복원
잘피 서식 면적 56.37ha…당초 목표 10ha 넘어
해양생물 17종→56종·전체 잘피 약 4146만개체 추정
올해 4년간 복원·연구 사업 마무리…제페토·생태체험관 등 시민 참여도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여수 앞바다. ⓒLG케미토피아
여수 대경도 앞바다에는 요즘 폭신한 초록빛 풀밭이 자란다. 3년 전만 해도 불가사리와 갯지렁이 정도만 보이던 자리에는 이제 꽃게와 갑오징어, 해마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이 변화를 만든 건 LG화학이 4년째 이어온 잘피숲 조성 사업이다.
잘피는 물고기에게 꽤 중요한 식물이다.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로 물고기가 알을 낳는 산란장이 되고 어린 물고기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가 된다. 물고기 입장에서는 새끼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일종의 '산후조리원'이나 다름없다.
LG화학은 2023년 여수 대경도 앞바다를 대상으로 '잘피 서식지 복원 및 연구 사업'에 착수했다. 첫해 5만주를 이식한 데 이어 2024년 2만주를 추가해 총 7만주의 잘피를 심었다. 올해로 4년간 이어온 복원·연구 사업을 마무리한다.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에 활용된 잘피 모종. ⓒLG케미토피아
왜 하필 잘피였을까. 바다도 육지처럼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닷속에서 해조류와 해초류가 사라지고 바닥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대표적이다. 해양오염과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조류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바다숲이 사라지고 해양생물의 서식 공간도 줄어든다.
LG화학은 2023년 공개한 사업 자료에서 국내 연안에서도 갯녹음 현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매년 약 1200ha 규모의 갯녹음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막화된 육지에 나무를 심듯 바다에도 해조류와 해초류를 다시 심어 바다숲을 회복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잘피는 해양생물의 보금자리 역할과 함께 탄소를 흡수·저장하는 블루카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LG화학 자료에 따르면 잘피 군락지는 퇴적층을 포함해 1ha당 최대 500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LG화학의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으로 조성된 잘피 군락. ⓒLG케미토피아
LG화학이 바다숲 복원에 나선 배경에는 사업장과 바다의 연결성도 있다. 여수와 대산 등 주요 사업장이 해안가 인근에 위치해 있는 만큼 공장 운영 과정에서 바다로부터 받은 혜택을 생태계 복원으로 다시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사업에는 LG화학을 비롯해 한국수산자원공단과 땡스카본, 희망친구 기아대책, 여수시 등이 참여했다.
4년간 복원 작업을 이어온 결과는 숫자로 확인됐다. 대경도 해역의 잘피 서식 면적은 56.37ha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식지는 11.22ha, 자연 서식지는 45.15ha다. 당초 2026년까지 10ha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치를 넘어섰다.
대경도 해역 전체 잘피 개체 수는 약 4146만개체로 추정됐다. 해역에서 확인된 해양생물은 17종에서 56종으로 늘었다. 잘피숲이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해양생물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잘피를 심고 지켜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LG화학은 이식 이후 잘피의 생육 상태와 주변 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과학적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사람들이 바다숲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가상공간도 만들었다. LG화학은 2023년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블루 포레스트(BLUE FOREST)' 월드맵을 열고 이용자가 가상의 바다에 잘피를 심고 바다를 정화하는 게임형 콘텐츠를 운영했다.
잘피를 심어 숲을 키우면 해양동물이 등장하고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23년 6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누적 방문자는 420만명을 넘었고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인도네시아·태국·프랑스 등 6개국 이용자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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