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통합·북극항로 경제성…여야 난타전 예상 [미리보는 국감-해양수산]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9.25 07:00  수정 2026.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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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효율’ 내세운 항만공사 통합

‘자율성·경쟁력’ 침해 우려도 높아

시범운항 마친 북극항로 경제성도

국회, 대형 해양정책 ‘실효성’ 방점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부가 내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대형 정책의 실행력을 놓고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4대 항만공사 통합을 비롯해 북극항로 시범운항, HMM 부산 이전·매각 문제, 해양수도권 구상 등 굵직한 현안을 동시 추진 중인 만큼 국회에서는 정책 방향성 자체보다는 실제 성과와 비용,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꼽히는 것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대 항만공사 통합이다.


해수부는 통합을 위한 추진반을 구성하는 한편 내년 1월까지 구체적인 로드맵과 법령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도 최근 항만공사 통합과 관련해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해 비효율을 없애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기존 항만공사 제도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국감에서는 결국 ‘통합의 실익’을 따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조직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비용 절감과 항만 경쟁력 강화가 가능한지, 통합에 필요한 조직·전산·인력 재편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항만별 전문성과 자율성이 약화할 가능성을 두고 창과 방패의 싸움을 예상한다.


특히 항만별 기능 차이를 어떻게 통합 조직 안에서 유지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중심 환적항만이고 울산항은 에너지·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산업·복합물류,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항이라는 특성이 있다.


부산시의회와 지역 시민사회는 최근 항만별 산업구조와 배후경제권이 다른 상황에서 일률적인 통합이 경쟁력을 높인다는 보장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낸 이유다.


국제항만업계의 시각도 국감에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국제항만협회(IAPH) 수장은 최근 부산에서 항만별 기능이 다른 만큼 통합보다는 분리경영의 효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북극항로 역시 주요 검증 대상이다. 정부가 새로운 해상 물류망으로 북극항로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운항에 성공했느냐’보다 ‘상업적으로 지속 가능한 항로인가’를 두고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극항로는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항해거리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계절적 운항 제약과 쇄빙 지원, 보험·안전 비용, 중간 기항지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최근 부산항만컨퍼런스에서도 국제항만 관계자는 북극항로가 특정 계절에 운항이 제한되고 기항지가 부족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바 있다.


국감을 앞두고 시범운항 선박이 귀항 예정인 만큼 국감에서는 북극항로의 거리 단축 효과만이 아니라 실제 선박 운항비와 보험료, 쇄빙 지원 비용, 화물 확보 여부, 러시아 관련 지정학적 위험 등을 종합한 경제성 분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HMM 부산 이전과 향후 매각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논쟁거리다. 해수부는 현재 HMM의 부산 이전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매각이 진행되더라도 국내 해운산업 발전을 우선 고려하고 세계 8위 선사인 HMM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는 부산 이전에 따른 정책적 효과와 지원 규모, 이전 이후 본사와 주요 기능의 실질적인 이전 여부, 향후 매각 과정에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장치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HMM이 단순한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해운·조선·물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산업정책적 역할을 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이 밖에 남부 해양수도권 구상, 해사법원 등도 주요 관심사다.


이번 해수부 국감의 핵심은 ‘무엇을 추진하느냐’에서 ‘실제로 가능한 정책인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대형 정책이 쏟아지는 만큼 국회가 정책 구호보다 비용과 성과, 현장 실행력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검증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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