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박사' 출시 이후 '역대급 매출' 연이어 달성
젤리·에너지샷 등 트렌드 잡은 후속 상품 덕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명절 오후, 온종일 전을 부치던 어른들이 으레 찾는 갈색 병이 있었다. 기름 냄새 가득한 부엌에서 '박카스' 한 병은 고단한 하루의 짧은 쉼표였다.
그렇게 환갑을 맞은 '박카스'가 신제품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얼박사가 인기를 끌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열린 수출 활로도 외형 확대를 뒷받침했다. 세대를 바꿔가면서 여전히 ‘국민 피로회복제’로 사랑받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동아제약의 박카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48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뒤로도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박카스 부문 연간 매출은 286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성장은 에너지음료 '얼박사'가 견인했다. 얼박사는 젊은 세대가 PC방 등에서 박카스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던 유행을 제품화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춰 '얼박사 제로'까지 새롭게 출시했다. 얼박사 제로는 출시 1개월 만에 200만개가 팔렸다. 중장년층이 즐기는 피로회복제에서 일상 속 에너지 음료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수 브랜드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박카스의 뿌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카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이후 전쟁과 가난으로 허약해진 국민 건강을 염두에 두고 자양강장제 알약을 개발했다. 이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드링크 제형으로 바꿔 1963년 시장에 안착했다. 평범한 이웃의 하루를 담은 광고로 산업화 시기 서민의 애환을 함께하며 사랑받았다.
지금처럼 제품군을 다변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규제 완화가 있다. 박카스는 본래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었다. 그러다 2011년 의약외품으로 제품 분류가 바뀌며 편의점이나 마트 등 어느 곳에서나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판매처가 넓어지자 유통 채널에 맞춘 다양한 파생 제품도 나올 수 있었다.
기본 제품인 '박카스D'는 지금도 약국에서만 판매된다. 편의점·마트용으로는 용량과 성분을 달리한 박카스F를 따로 내놨다. 여세를 몰아 카페인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한 박카스 디카페, 젤리 형태의 '박카스맛 젤리'(박맛젤) 등으로 갈래를 넓혔다. 올해는 미리 챙겨 먹는 '스마트 에너지샷'을 표방한 '박카스O'도 선보였다.
나아가 오프라인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여름 아이스크림 브랜드 '녹기 전에'와 협업해 '얼박사 소르베'를 선보였다. 타코 전문점 '올디스 타코'와는 얼박사를 베이스로 한 한정 음료 '얼박사리프레셔'를 내놨다.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에서는 '얼박사냥'을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시도도 이어졌다. 올해 6월에는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X세대를 위한 체험형 팝업 '지금 나를 재생'을 열었다. 같은 이름의 신규 광고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듀스의 '우리는' 등 1990년대 초반 히트곡을 담아 X세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세대별 맞춤형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려는 시도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드링크 시장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굳혀온 스테디셀러"라며 "이번 전성기는 안주하는 대신 소비자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며 진화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경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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