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옥 등 대규모 주거지로 변신
익숙한 장소 이력, 분양 과정 홍보로 활용돼
연제자이갤러리 투시도. ⓒGS건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부지의 과거 이력이 단지를 알리는 소재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방송국과 철도시설, 공장 등 지역에 오랜 기간 자리했던 시설이 철거된 자리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건설사들도 이를 분양 과정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활용하고 있다.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가 들어선 곳은 1982년부터 MBC가 사용했던 옛 여의도 사옥 부지다. 사옥 철거 이후 아파트 454가구와 오피스텔 849실 등을 포함한 복합개발이 이뤄졌고 2023년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에서는 과거 시멘트 사일로와 물류시설이 자리했던 약 15만㎡ 철도부지를 활용한 복합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는 최고 49층, 1856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서울원 아이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용산에서는 옛 철도정비창 부지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업무·상업·주거 기능을 함께 배치하는 대규모 복합개발로 국제업무존에는 최고 100층 규모 건축물도 계획돼 있다.
공장과 철도시설 등은 비교적 넓은 면적을 차지해 기존 시가지의 소규모 정비사업보다 하나의 계획 아래 주거와 상업, 조경, 기반시설 등을 배치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입지 역시 영향을 미친다. 철도시설은 과거부터 교통 접근성을 고려해 조성됐고, 도시 외곽에 있던 공장이나 물류시설도 도시가 확장되면서 주요 생활권 안으로 편입된 경우가 많다.
분양업계에서는 이런 부지의 과거 이력이 신규 단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생소한 단지명을 설명하는 대신 ‘옛 방송국 자리’, ‘옛 철도부지’처럼 소개하면 지역 주민들이 위치와 주변 환경을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알려진 부지는 개발사업이 시작된 뒤에도 과거 시설 이름으로 위치가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도 해당 부지의 이력을 단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유휴부지 개발을 뒷받침하는 제도도 있다. 서울시는 5000㎡ 이상 유휴부지나 대규모 시설 이전적지를 대상으로 민간과 공공이 도시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등을 협의하는 사전협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견본주택이 있던 부지에 실제 아파트가 들어서는 사례도 나온다.
GS건설은 오는 10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일원에 ‘연제갤러리자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곳은 오랜 기간 자이 브랜드 견본주택인 ‘자이갤러리’가 운영됐던 부지다.
일반적으로 견본주택은 분양이 끝나면 철거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만, 이곳은 견본주택 부지 자체가 주거단지로 개발된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부산 지역에서 자이 아파트의 평면과 마감재 등을 확인하던 장소가 실제 자이 아파트 부지로 바뀌는 셈이다.
연제갤러리자이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3층, 3개동, 전용면적 84㎡ 49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부산도시철도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과 교대역, 거제역이 인근에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연산동에서 자이갤러리는 오랫동안 신규 아파트를 보러 가는 장소로 알려져 있었다”며 “견본주택이 있던 자리에 실제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점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위치를 설명하기도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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