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에 美 설비투자 강세…경기 예상 밖 호조
워시 "강한 자본투자·내수" 지목…물가 압력 광범위해져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AI 투자…연준 긴축 효과도 약화 가능성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내 모니터에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나오고 있다. ⓒ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빅테크 기업들이 경기와 금리 수준에 아랑곳하지 않고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미국의 수요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고금리와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도 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강한 자본투자와 견조한 내수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고용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의 자본투자 역시 활발하다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이 단순히 에너지 등 일부 품목의 공급 충격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의 강한 수요와 맞물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자본투자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알파벳 등 대형 기술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까지 급증하면서 AI 투자붐은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투자는 일반적인 기업 설비투자보다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하다는 점도 연준에는 부담이다. 기준금리를 높여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올리더라도 AI 주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를 쉽게 줄이지 않을 수 있어서다. WSJ는 AI와 관련한 자본집약적 투자가 금리 상승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을 이번 통화정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짚었다.
AI 붐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면서 동시에 연준의 물가 안정 작업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가 됐다. AI 투자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물가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당장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반도체 등 막대한 투자가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를 올려도 좀처럼 식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붐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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