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다음은 '전기 패권'…AI 시대, 中이 먼저 치고 나갔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9.17 00:01  수정 2026.09.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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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종 에너지 28%가 전기…美 22%·EU 21% 웃돌아

AI·전기차·배터리 한꺼번에 전력 빨아들여…전기가 산업 경쟁력 좌우

美는 노후 전력망에 발목…AI 데이터센터 연결도 병목

2018년 5월 23일 중국이 자체 개발한 3세대 원전 기술인 '화룽 1호'를 채택한 중국 남부 광시좡쭈자치구에 있는 팡청강 원자력 발전소 위에 돔이 설치돼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석유와 천연가스를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던 시대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를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산업 패권을 좌우하는 시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이날 보고서에서 디지털 혁명과 실물경제의 전기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저렴하고 풍부한 전력을 확보한 국가가 새로운 산업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세계 전력 소비 증가 속도가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 속도의 최소 2.5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기차와 냉방, 제조업 등의 전력 사용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앞선 곳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에너지 가운데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미국의 22%, 유럽연합(EU)의 21%를 웃돈다. 특히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들이 2024년 한 해 사용한 전력만 300테라와트(TW)를 넘어섰다. 이탈리아 전체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중국의 2024년 전체 발전량도 1만 TW를 넘어 미국의 두 배 이상이었다.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격차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풍부한 발전 능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보다 평균 약 30%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노후 전력망과 발전설비 부족으로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올랐다.


다만 발전량만으로 AI 경쟁의 승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로 고성능 AI 칩 확보에 제약을 받고 있고 서부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데이터센터와 제조업이 몰린 동부로 보내는 송전망에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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