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조사 한계로 실제 시청 규모·도달력 제대로 반영 못해
GRP·CPRP 대신 도달수·시청시간 등 직관적 지표 필요
IPTV 3사 1800만대 데이터로 방송 광고 가치 재평가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실제로는 상당한 시청이 이뤄지는 채널도 시청률 조사에서 ‘0%’로 집계되며 광고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IPTV(인터넷TV) 3사의 약 1800만대 셋톱박스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표본조사로 포착하기 어려웠던 시청 규모와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표본조사로 놓친 실제 시청, 방송 광고 가치 제대로 반영 못해
한국IPTV방송협회는 15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국내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와 TV INDEX(TV 인덱스) 활용 방향’을 주제로 기자스터디를 개최하고, 변화하는 방송 시청환경에 따른 데이터 기반 측정의 필요성과 TV INDEX의 역할 및 산업적 활용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 팀장은 TV 채널 확대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유튜브 등 콘텐츠 소비 경로의 다변화로 시청행태가 개인화·파편화되면서 방송의 실제 이용 규모와 가치를 보다 다양한 지표로 살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기존 TV 시청 조사의 3가지 핵심 문제점으로 ▲적은 표본으로 인한 파편화된 시청 포착 불가 및 성과 저평가 ▲분 단위 평균 비율 지표(시청률) 사용으로 인한 직관성 부족 및 매체력 숨김 ▲시청·노출에만 한정된 성과 측정의 한계를 짚었다.
먼저 기존 시청률 산출은 기초 조사를 통해 지역 및 플랫폼 가입 구성비를 반영한 표본을 추출하고, 표본 가구에 '피플미터(Peoplemeter)'라는 기기를 설치해 시청 기록을 수집한 뒤, 가중치를 적용해 전체 시청률을 산출한다.
이 팀장은 "지난 35년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시청 성과를 측정해온 이 방식은 효율성 측면에서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면서 "잘 구성된 표본을 추출해 추정하는 방식이 전수 조사보다 비용 대비 효율적이고, 과거에는 시청 성과를 충분히 잘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그러나 지금은 IPTV(인터넷TV) 등장과 전송 기술 발달로 TV에서만 300여 개 채널이 송출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OTT 및 동영상 플랫폼으로 시청이 분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팀장은 "수백 개 채널과 타 디바이스로 시청이 파편화된 상황에서, 4000가구 표본만으로는 개별 채널이나 비인기 시간대(새벽 등)의 소수 시청을 포착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 결과, 특정 채널의 시청률이 '0%'로 집계되는 현상이 빈번해졌다고 이 팀장은 강조했다. 실제로 IPTV 3사가 송출하는 300여 개 채널 중 85개 채널에서 시청률이 0%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 팀장은 "IPTV 3사의 전수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시청이 아예 발생하지 않은 채널이나 시간대는 없었다. 실제로 시청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표본 조사의 한계로 인해 포착되지 않았을을 뿐"이라면서 "시청률이 0%로 집계되면, 방송사는 자본을 투입해 콘텐츠를 유통하고도 광고주에게 시청 성과를 증명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광고주와 시장에 '방송 광고는 효과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원인이 된다는 우려다.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시청률 1%에 가려진 2250만대의 시청…TV 도달력 과소평가
기존 시청률이 실제 콘텐츠에 도달한 전체 인원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시청률은 전체 시청자의 비율이 아니라 '분 단위 시청자 수의 평균'이다. 예를 들어 5분짜리 프로그램이 있을 때, 매 분마다 10명 중 2명씩 서로 다른 사람이 시청해 총 10명(100%)이 이 프로그램을 조금이라도 봤더라도(도달률 100%), 매 분 평균 시청자는 2명이어서 시청률은 20%로 집계된다.
이 팀장은 "1분에 3명, 2분에 7명이 보고 3분부터는 아무도 안 봐도 평균을 내면 시청률은 똑같이 20%가 된다. 이처럼 시청률은 실제 콘텐츠에 도달한 전체 인원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시청률은 비율 지표기 때문에 실제 '몇 명(몇 대)'이 봤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 타깃 모집단에 따라 숫자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8월 유료방송 전체 셋톱박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4개 채널의 시청 성과를 비교한 결과, 8월 KBS2 월 시청률 1%를 절대적 수치로 바꿔서 보면, 8월에 KBS2를 한 번이라도 시청한 TV 셋톱박스는 2250만 대가 된다. 전체 가정용 셋톱박스(약 3300만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총 시청 시간은 2억3000만 시간, TV 1대당 평균 시청 시간은 약 10시간이다.
디지털 플랫폼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8월 한 달간 넷플릭스 이용자는 약 1600만대, 쿠팡플레이는 약 1000만대, 티빙은 800만대 수준이며 TV 채널인 '채널A'를 한 번이라도 시청한 TV 수는 1900만대로 넷플릭스보다 높으며, 중화권 콘텐츠 채널인 'CNTV'의 도달력 역시 쿠팡플레이보다 높게 나타났다.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 팀장은 "CNTV가 기존 시청률(0.1% 안팎)로만 자사 가치를 설명하면, 쿠팡플레이나 티빙·웨이브를 합친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이용자에게 도달한다는 사실을 시장에 알리기 어렵다. 기존의 분 단위 평균 시청률 지표가 TV의 매체력을 심각하게 저평가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GRP·CPRP 대신 도달수·시청시간으로 TV 광고 가치 직관화
광고 성과 측정 지표인 GRP(누적 시청률)와 비용 효율성 지표인 CPRP(시청률 1% 획득 비용) 역시 직관성이 떨어진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광고주에게 "GRP 100을 달성했다"거나 "CPRP가 300만원"이라고 리포팅할 때, 실제 원하는 타깃에게 몇 회 노출됐는지, 한 명에게 노출시키는 데 얼마가 들었는지를 설명하려면 복잡한 모집단 계산이 필요하다.
반면 디지털 광고나 영상 플랫폼은 "조회수 200만회", "광고 노출수 100만회", "CPM(1000회 노출당 비용) 1만원(1인당 노출 비용 10원)"과 같이 누구나 즉시 이해할 수 있는 절대값 지표를 사용한다.
이 팀장은 "TV는 기존 시청률 지표를 유지하되, 디지털 매체와 직접 비교할 수 있고 광고주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달수, 총 시청시간, 노출수, CPM 등 직관적인 절대값 지표를 함께 제공해야 TV의 본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TV 인덱스', 1800만대 전수 데이터로 시청부터 광고 성과까지 측정
아울러 그는 향후 시청 데이터와 모바일 광고 데이터를 연계해 앱 설치, 구매 전환 등 시청 후의 실제 행동 성과까지 분석하는 등 데이터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TV 인덱스'라는 새로운 측정 기준 서비스를 소개했다. 각 채널에서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시청이 발생했는지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IPTV 3사의 1800만대 전수 셋톱박스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표본 조사와 달리 전국을 커버한다.
이 팀장은 "IPTV 3사 셋톱박스 데이터를 활용하면 내 채널의 시청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명확히 볼 수 있다. 새벽 시간대 시청 성과, 주중·주말 시청자 추이, 타 유사 채널과의 성과 비교 등이 데이터로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가 잘 나오는 채널은 광고주에게 실제 시청자 수 리포트를 제공하며 영업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성과가 낮았던 채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IPTV 3사 전수 셋톱박스 데이터"라고 덧붙였다.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미디어 이용행태가 다양해지면서 방송의 가치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측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IPTV가 보유한 대규모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송 콘텐츠와 채널의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방송사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 미디어 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5일 한국IPTV방송협회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기자스터디에서 이서용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이 ‘TV INDE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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