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소액주주 간담회 비판…“소통 아닌 쇼통”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9.17 14:43  수정 2026.09.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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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관련 기존 입장 반복…“실제 주주 질문은 2건만 답변”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겸 그룹투자전략실장이 16일 기업설명회(IR)에서 카카오의 인적분할 이후 사업 구조와 카카오AI의 신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카카오 온라인 설명회 캡처

카카오 노동조합이 카카오의 인적분할 관련 소액주주 간담회 진행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카카오지회는 회사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과 답변을 중심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인적분할에 대한 주주와 노동자들의 우려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7일 의견서를 내고 "인적분할이 왜 반드시 필요한지, 하나의 회사 안에서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으로는 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지, 분할 이후 주주가치와 노동조건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며 "회사는 ‘AI 사업의 빠른 의사결정’과 ‘기업가치 제고’ 등을 인적분할의 필요성으로 다시 제시했지만, 이는 지난 8월 분할 계획 발표 이후 반복해 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카카오지회는 특히 간담회의 진행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간담회에 실제 몇 명의 주주가 참석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고, 참석자가 직접 마이크를 켜고 질문하는 방식도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다뤄진 16개 질문 가운데 14개는 회사가 사전에 정리한 질문이었으며, 실제 참석 주주들이 현장에서 남긴 질문 가운데 답변이 이뤄진 것은 단 2건에 불과했다. 실제 주주 질문에 할애된 시간 역시 약 6분에 그쳤다.


카카오지회는 “제목은 소액주주 간담회였지만 실제 진행된 모습은 사전에 준비된 각본을 읽는 어설픈 연극에 가까웠다”며 “회사가 질문을 고르고, 회사가 준비한 질문을 읽고, 다시 준비된 답변 스크립트를 읽는 방식이 어떻게 주주와의 소통이 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주주들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질문을 남겼지만 회사는 종료 예정 시각을 약 2분 앞둔 시점에 추가 질의를 받지 않고 간담회를 종료했다고 카카오지회는 비판했다.


안세진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회사가 원하는 질문만 골라 답하고 불편한 질문을 외면하면서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미 만들어 놓은 자료와 기존 답변을 반복하는 것으로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카카오가 보여준 것은 소통이 아니라 ‘쇼통’이었다”며 “카카오의 구성원이자 주주인 노동자들조차 이번 간담회를 지켜보며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카카오지회는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적인 홍보자료가 아니라 주주와 노동자들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지회는 회사가 ▲왜 지금 회사를 나눠야 하는지 ▲법인간 분할비율이 적절한지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누가 부담하게 되는지 ▲분할 이후 주주환원 정책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분할 이후 고용·보상·복지·평가체계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날 간담회에서 접수된 주주 질문 전체를 공개하고 답변하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공식 답변할 것을 촉구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정신아 대표를 포함한 책임 있는 경영진이 직접 참석하는 추가 공개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이 아니라 주주들이 실제로 제기하는 질문을 직접 받아 답해야 한다”며 “더 이상 형식적인 소통으로 회사와 카카오의 이미지를 추락시키지 말고,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경영진이 책임 있는 자세로 주주와 구성원 앞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전날 기업설명회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카카오AI의 AI 사업을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화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 서비스와 AI 광고, 에이전트 커머스 등을 확대해 2030년 AI 부문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카카오AI 전체 매출은 6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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