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임대 아파트 팔고 싶어도…토허제에 재건축까지 모순 ‘곳곳’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9.15 07:30  수정 2026.09.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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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까지 서울서 등록임대 아파트 4.5만가구 의무임대 종료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토허제에 ‘세 낀 매물’ 매도 어려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정비사업 ‘겹규제’도…신탁방식은 사각지대

서울 시내의 아파트. ⓒ뉴시스

정부가 매입임대 아파트에 적용해온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 혜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정작 주택을 처분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온다.


의무임대기간 종료 시점과 임차인의 계약기간이 일치하지 않는 데다 토지거래허가제와 정비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까지 맞물리면서 등록임대사업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아파트는 2만4267가구로 파악된다. 내년에는 1만375가구, 2028년에는 1만1071가구의 의무임대기간이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정부는 이들 주택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에 적용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할 방침이다.


아파트를 내년 말까지 처분하면 현행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율이 유지되지만 2028년에는 양도세 중과를 완화 적용하고 장특공제 우제율도 50%에서 30%로 축소한다. 이후 2029년부터는 해당 특례가 폐지된다.


내년 의무임대기간이 남아 있는 주택은 의무임대 종료일 이후 1년 내로 양도하면 기존 특례를 적용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도권에 중첩된 부동산 규제로 인해 등록임대사업자가 정부가 정한 시점에 주택을 처분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더라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차 계약이 2년 연장될 수 있는 데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 뿐 아니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세 낀 매물 거래도 어려워졌다.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등록임대 아파트는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1가구 1주택자 중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하면 예외적으로 지위 승계가 가능하지만, 등록임대 아파트는 임대의무기간 중 소유자의 거주에 제약이 있어 요건 충족이 불가능하다.


물론 정비사업 주택에 대해서는 이전고시일로부터 1년까지 기존 세제 혜택을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전고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그동안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비용이 누적돼 경과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적용 기준도 쟁점이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지만, 이와 관련된 유예기간 예외 조항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임차인 보호라는 가치와 충돌할 수 밖에 없다”며 “세법상 기한을 지키기 위해 집을 팔자니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 흔들리고, 임차인을 보호하자니 임대인이 세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는 조합 방식뿐 아니라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신탁방식 재건축에 어떤 기준으로 유예기간을 적용할지 명확한 경과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법·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들을 옥죄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아니더라도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사업자는 보유세 부담과 자금 사정에 따라 주택을 처분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과세특례 폐지가 각종 규제와 충돌하면서 매물 처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장기간 임대를 전제로 부여했던 세제 혜택을 사후적으로 축소하면 임대사업뿐 아니라 주택공급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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