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일부 지분 잔류·홈쇼핑 전문가 영입 등 인수안 보완
재정능력·방송사업 발전계획 보완 여부에 승인 향방
노조 반발 여전…인수 후 운영·투자 여력도 과제
라포랩스 로고 ⓒ라포랩스
SK스토아 인수를 재추진하는 라포랩스가 인수 구조 변경과 홈쇼핑 전문인력 영입 등을 통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지난 7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에서 재정적 능력과 방송사업 지원·발전 계획 등에 대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이번 재신청에서 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완했는지가 인수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4050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는 지난 11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에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7월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한 지 약 50여일 만이다.
앞서 방미통위는 제24차 전체회의 브리핑에서 전문가 심사위원회가 라포랩스의 ▲자금조달 등 재정적 능력 ▲방송사업자 최다액출자자로서 방송사 지원·발전 계획 등이 승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라포랩스는 재신청에 앞서 기존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SK텔레콤과 거래구조를 조정하고 새로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기존 계약에서는 SK스토아 지분 100%를 약 1100억원에 인수하는 구조였지만, 이번에는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라포랩스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SK텔레콤은 일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남게 된다.
자금은 인수금융이나 외부 차입 없이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SK텔레콤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이탈하는 구조였지만, 이번에는 일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 남는다.
경영권 변경 이후에도 기존 대주주와의 연결고리가 유지되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과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SK스토아의 경영 안정성과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래구조를 조정했다”며 “지난 신청 이후 관련 사항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이 일정 지분을 유지하는 구조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양사가 협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송사업 관련 전문성을 강화할 인력도 확보했다.
라포랩스는 지난 6월 CJ ENM TV커머스 사업부장과 KT알파 대표 등을 지낸 박승표 전 KT알파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박 전 대표는 라이브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모바일 연계 사업 등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박 고문이 라포랩스에 합류함에 따라 그간 지적돼온 방송사업 수행능력 등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라이브홈쇼핑과 T커머스 사업을 직접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퀸잇의 모바일 경쟁력과 SK스토아의 방송사업을 연계하는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라포랩스 측은 “관련 내용은 이번 변경승인 심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예정”이라며 “심사가 진행되기에 앞서 세부적인 사업계획이나 관련 내용을 외부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SK스토아 CI.ⓒSK스토아
이처럼 거래구조와 사업 역량을 보완했지만 인수 성사까지는 넘여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라포랩스의 재무 체력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라포랩스는 지난해 매출 약 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약 5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재무제표를 공개한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560억원을 웃돈다.
라포랩스는 이번 인수자금을 인수금융이나 외부 차입 없이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수대금을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계획인 만큼, 인수 이후에도 SK스토아의 안정적인 운영과 추가 투자를 뒷받침할 충분한 재무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증명하는 것이 이번 심사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스토아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SK브로드밴드노동조합 SK스토아지부는 첫 인수 추진 당시부터 라포랩스의 재무안정성과 방송사업 수행능력 등을 문제 삼으며 매각에 반대해왔다.
지난 7월 변경승인 신청이 철회된 이후에도 라포랩스의 재인수 추진에 반발하며 SK텔레콤에 매각 계약을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또한 라포랩스가 SK스토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충분한 재무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수 이후 고용 안정과 사업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라포랩스는 인수 이후에도 구성원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기존 인수 추진 과정에서도 SK스토아 노조에 구성원들의 고용 안정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이번 재신청에서도 구성원의 고용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기존에 말씀드린 원칙은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거래구조 변경과 고용 안정 등 큰 틀의 방향은 제시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재무·사업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인수 이후 SK스토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과 방송사업 지원·발전 방안을 얼마나 구체화해 제시하느냐가 향후 변경승인 심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일부 지분을 남기고 홈쇼핑 전문인력을 영입하는 등 이전 인수 추진 때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결국 실제 심사에서는 SK스토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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