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의심환자 3주째 증가, 전년 동기比 2배↑
초등학생 36.5명·영유아 22.6명…소아층 집중
“예방접종 전 이른 유행, 소아 합병증 주의해야”
급격한 기온 변화, 사회적 스트레스, 감염병 확산 등 우리 곁에 존재하는 위기 신호를 분석하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119 시그널’을 통해, 사회가 놓치고 있는 건강의 최전선을 기록합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분석으로 ‘응급상황’이 되기 전 건강의 위험 신호를 알려드립니다.
서울의 한 의원에 붙어있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안내. ⓒ연합뉴스
예년보다 이른 시기부터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과 영유아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환자도 다시 늘면서 가을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국가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행 조짐이 나타난 만큼, 학교와 어린이집 등 집단생활 공간을 중심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초등학생·영유아 중심 확산…코로나19도 증가세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환자) 분율은 35주차(8월 23~29일)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집계됐다. 32주차 7.0명 이후 3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명)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 역시 12.3%로 3주 전(5.7%)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증가세는 소아 연령층에서 특히 뚜렷하다. 7~12세가 36.5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1~6세도 22.6명으로 뒤를 이었다. 개학과 함께 학교·어린이집 등에서 집단생활이 본격화하면서 소아를 중심으로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민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 유행은) 일반적인 독감 예방접종 시기보다 이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열이 난다고 모두 인플루엔자는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면 인플루엔자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천식이나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감염 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감과 함께 코로나19 관련 지표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35주차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09명으로 전주 61명보다 7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바이러스 검출률도 11.3%에서 11.7%로 0,4%p 소폭 상승했다. 다만 입원환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가을·겨울철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조성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대부분 회복할 수 있지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는 폐렴이나 입원 등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며 “두 감염병이 함께 유행하는 가을·겨울철에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권고되는 예방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은 같은 날 접종할 수 있어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착용해 주변 전파를 줄이고, 특히 고위험군은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아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투여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전부터 유행 조짐…21일부터 순차 접종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주로 검출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겨울철 주로 유행하는 A(H1N1)pdm09형이다. 감염되면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전신 증상과 함께 기침이나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는 구토나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아는 감염 이후 합병증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박준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전문과 교수는 “독감에 걸린 아이들에게는 중이염이나 폐렴 같은 호흡기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근염이나 심근염, 뇌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이가 지나치게 처지거나 경련이 오래 지속되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대상자의 접종이 시작되기 전부터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은 오는 21일 어린이와 임산부, 고령층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접종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도 예년보다 이른 유행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질병청은 오는 8일 관계부처와 인플루엔자 대비 현황을 점검하고, 36주차(8월 30일~9월 5일) 감시 결과를 토대로 이번 절기 유행주의보 발령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과 바이러스 검출률이 증가하면서 예년 같은 기간보다 높은 발생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초등학생과 유·소아 연령층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어린이집과 학교 등에서는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교육·홍보를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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