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 결집 이뤘으나 외연 확장은 미흡
당원 주권 꺼냈지만 징계 정치 등에 내홍 폭발
사퇴론 재점화…"이대로는 총선 승리 어려워"
"국민 신뢰 회복할 새로운 리더십부터 세워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로 취임 1년을 맞았으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취임 당시 당 체질 개선을 선언했던 장 대표 체제는 1년이 지난 현재 당내 갈등 심화로 엄중한 시험대에 올랐다. '당원 중심 개혁'을 내걸었지만, 정작 제1야당의 외연 확장과 원내 소통은 상실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 저는 무엇보다 당원의 주권 강화에 힘을 쏟았다"며 "당원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고, 당원의 힘이 곧 정당의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기 완수 의지를 다지면서 "지난 1년이 무너진 당을 일으키고 흩어진 보수를 결집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승리의 교두보를 쌓는 시간이다. 결집된 당심을 토대로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지난 1년은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하며 분열돼 있던 당을 수습하는 데 주력한 시간이었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비상계엄 사과 문제, 무소속 한동훈 의원 '당원게시판' 사태로 인한 제명, 6·3 지방선거 패배 등을 거치며 장 대표 사퇴론이 수시로 고개를 들었다. 강한 대여 투쟁을 통해 선명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지지 기반은 외연 확장 실패로 이어졌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지난 22~24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와 같은 37.3%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4.0%p 하락한 38.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6.4%에서 43.9%로 2.5%p 낮아졌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혼선 등 대통령과 여권에 불리한 정국이 지속됨에도 제1야당이 반사이익을 얻기는커녕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다른 조사도 같은 흐름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각각 45%로 동률이었다. 정당 지지도는 직전 조사와 변동 없이 민주당 41%, 국민의힘 25%로, 16%p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 대표 등 당권파는 지지율 답보의 원인으로 취임 이후 계속된 '내부 분열'을 꼽는다.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당권파가 대여 투쟁보다 소위 '내부 총질'에 집중해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뺄셈의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당대표를 향해 자꾸 총질을 하니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김상훈·주호영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 대표가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내세운 것은 '당원 중심 정당'의 강화다. 당원의 의사를 공직 후보자 선출과 당 운영 과정에 적극 반영하고, 대여 투쟁력이 높은 인사를 중심으로 당을 재편해 전통 지지층부터 확실하게 다진 뒤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 추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장 대표와 원내 간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가 당을 더욱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원내와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강행하려는 당협 전면 재선출을 왜 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당내 사퇴론도 재점화됐다. 이성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1년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민심에 부응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적었고, 5선 중진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내후년 총선 과반 당선을 위해 우리 당은 축소 지향적으로 성을 쌓을 것이 아니라 다양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한 대통합의 모델로서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비당권파 인사들을 향한 잇단 중징계 조치까지 더해지면서 당내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회동해 "이런 상태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이종배 의원이 전했다. 조은희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청래식 '당원 전능주의'를 흉내 낸 함량 미달의 구호로 붕괴된 리더십을 덮을 수는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새로운 리더십부터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가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다'고 공언했으나, 실제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강행 여부 등을 둘러싼 당내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 대표가 원내 소통을 복원하고 중도층을 품는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취임 2년 차 진입과 함께 또다시 거센 리더십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