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EPL 맞아?’ 설렘보다 생소함으로 다가온 2026-27시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22 09:32  수정 2026.08.22 09:33

과르디올라 사임·살라와 로드리 이적으로 세대교체 불가피

아스날 독주 체제 구축와 이강인 라리가 이적으로 관심 시들

이강인의 이적으로 해외 축구팬들의 관심 역시 EPL에서 라리가로 이동할 전망이다. ⓒ EPA=연합뉴스

주말 밤을 지새우며 잉글랜드 축구에 몰입했던 국내 축구 팬들에게 2026-2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개막은 설렘보다 생소함으로 다가온다.


최근 잇따른 변화가 찾아오며 국내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알던 프리미어리그가 맞아?’라는 반응이 절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간 리그의 아이콘이자 지배자로 군림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 지휘봉을 놓았고, 안필드의 영원한 왕으로 남을 것 같았던 모하메드 살라 역시 리버풀과의 동행에 마침표 찍었다. 여기에 리그 판도를 좌우하던 베테랑 명장들과 간판 스타들이 대거 이탈하거나 자리를 옮기면서, EPL 전체가 전례 없는 대규모 리빌딩과 세대교체의 격랑 속에 빠져들었다.


이번 시즌 EPL의 키워드는 단연 지각변동이다.


무엇보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장이 바뀌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리그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에 이식했던 빌드업 시스템과 승리를 향한 집착은 이제 엔조 마레스카 신임 감독 체제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첼시를 거쳐 맨시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마레스카는 특유의 실용적이고 빠른 측면 전환 축구를 이식하려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남기고 간 그림자를 단숨에 지워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맨시티는 시즌 개막을 알리는 커뮤니티 실드에서 아스날에 0-3 완패를 당하며 시작부터 휘청이는 모습이다. 더 우울한 점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로드리의 바르셀로나 이적이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MVP를 차지한 로드리는 명실상부 EPL을 상징하는 선수였으나 이제는 라리가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리버풀 역시 마찬가지다. 안필드의 득점 기계이자 측면 지배자였던 살라가 떠난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다. 아르네 슬롯 감독과의 조기 이별 후 지휘봉을 잡은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은 뉴캐슬에서 영입한 알렉산더 이삭을 공격의 중심축으로 세워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당 한 골 이상을 보장해주던 살라의 결정력과 압도적인 스타성이 사라진 안필드는 어딘가 허전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빅클럽들이 흔들리는 틈을 타 리그의 주도권을 완전히 쥐어 잡은 이는 아스날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다. 지난 시즌 20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며 왕좌를 탈환한 아스날은 완성된 공수 밸런스와 선수단의 깊이를 바탕으로 타이틀 방어 1순위 후보로 꼽힌다.


10년간 맨시티에서 지배자로 군림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 ⓒ AP=뉴시스

이 같은 EPL의 세대교체 바람은 한국 팬들에게도 '흥미 요소의 감퇴'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치며 EPL에 열광했던 동력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지성 시대부터 손흥민으로 이어진 '주말 밤 EPL 본방 사수'는 축구팬 입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케줄과 다름 없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파들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미 지난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미국 LAFC로 이적했고,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튼은 강등 수순을 밟고 말았다.


특히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스페인 라리가의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강인의 행보는 팬들의 시선을 잉글랜드에서 스페인으로 이동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이강인은 지난 말라가와의 라리가 개막전에서 교체 투입 3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그의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축구팬들의 채널은 EPL에서 라리가로 옮겨질 게 불 보듯 빤하다.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모하메드 살라도 EPL을 떠났다.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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