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장 중 '칸쿤 2박' 논란…K리그 시·도민구단 대표 9명 고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04 13:22  수정 2026.08.04 13:22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인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연구소,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회원들과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칸쿤 휴양 출장' 의혹과 관련해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기간 '칸쿤 휴양 출장' 논란에 휩싸인 K리그 시·도민구단 대표자들이 결국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는다.


민생경제연구소와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과 함께 K리그 시·도민구단 대표자 9명을 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김포FC 권일 단장, 강원FC 김태주 단장, 경남FC 이흥실 대표이사, 대구FC 장영복 단장, 부천FC 김성남 단장, 성남FC 장원재 대표이사, 안산그리너스 김정택 단장, FC안양 이우형 단장, 인천 유나이티드 조건도 대표이사다.


시민단체는 이들에게 업무상 배임과 업무상 횡령,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6월 진행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2026 K리그 아카데미 CEO 과정'이다.


프로연맹은 북중미 월드컵 기간인 6월 18일부터 26일까지 21개 구단 대표와 연맹 임원 등 25명을 멕시코로 파견했다. 총 출장비는 7억1000여만원으로 프로연맹과 각 구단이 절반씩 부담했다.


명목은 월드컵 현장 연수였지만, 일정 가운데 세계적인 휴양지 칸쿤에서의 2박 체류가 포함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구단에 사전 배포된 공식 일정표에는 칸쿤 일정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실제 현지에서는 오전 세미나 외에 오후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일부 참가자는 관광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출장 항공권까지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도민구단이 있었다.


참가한 21개 구단 가운데 11곳은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금과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이다. 이 가운데 고발 대상이 된 9명의 대표자들은 프로연맹이 사전에 "이코노미석 이용 시 약 6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안내했음에도 비즈니스석을 선택했다.


1인당 항공료는 1592만4000원으로, 이코노미석 요금인 999만5000원보다 약 593만원이 많았다. 9명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면서 추가로 지출된 예산만 약 5300만원에 달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인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연구소,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회원들과 '지자체 프로축구단의 칸쿤 휴양 출장' 의혹과 관련해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민단체는 같은 출장에서도 규정을 준수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인FC 김진형 단장은 같은 단장급이면서도 이코노미석을 이용했고, 수원FC는 대표 대신 참가한 사무국장이 "여비 규정상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는 직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이코노미석을 선택했다.


즉, 비즈니스석 이용이 불가피했던 것이 아니라 충분히 다른 선택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고발장에는 단순히 형사 처벌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구체적인 수사 요청도 담겼다.


시민단체는 각 구단의 출장 결재 문서와 여비 규정, 출장 예산의 재원, 연맹 및 여행사를 상대로 한 칸쿤 일정 편성 경위 등을 확인해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이 있다면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형사 고발과 별도로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주민감사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김재원 의원은 "선수 육성과 유소년 지원에는 늘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구단 대표들의 비즈니스석과 칸쿤 체류에는 시민 혈세를 아끼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한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공공재산을 사적으로 낭비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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