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부울경서 1승씩 나눠 가져
정청래 "조직은 바람 못 이겨"
김민석 "약세 지역서 선방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첫 주말 순회경선에서 정청래·김민석 당대표 후보가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승리를 한 차례씩 나눠 가졌다. 차기 당권 향배를 가늠할 초반 경선에서 어느 후보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으로,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과 수도권이 최종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민주당 경선에서는 호남이 정치적 방향을 제시하고 수도권이 이를 추인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번에는 두 지역의 투표 일정이 상당 부분 겹친다. 호남 결과를 확인한 뒤 수도권 표심이 움직이기보다 두 지역 당심이 비슷한 시기에 형성돼 승패를 결정하는 구조에 가깝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충청권에서 45.06%를 얻어 정 후보(44.61%)를 303표·0.45%p 차로 따돌렸다. 정 후보는 이튿날 부·울·경에서 46.65%를 기록하며 김 후보(43.85%)를 1514표·2.80%p 차로 눌렀다.
누적 득표율에서는 정 후보가 45.51%로 김 후보(44.52%)를 앞섰다. 격차는 1211표·0.99%p에 불과하다. 송영길 후보는 충청권에서 10.34%, 부·울·경에서 9.50%를 얻어 누적 9.97%로 3위를 차지했다. 전략지역인 경남의 5% 가중치는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이를 두고 첫 주 경선에서 특정 후보의 대세보다 양분된 당심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후보는 부·울·경 역전을 '조직 대 당심'의 대결에서 거둔 승리로 규정한 반면, 김 후보는 상대적 약세 지역에서 누적 격차를 1%p 이내로 막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지난 2일 부·울·경 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직과 국회의원을 줄 세운 이인제 당시 대선후보를 이겼듯이 정청래가 김 후보를 이길 것"이라며 "저는 조직도 없고 국회의원을 줄 세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긴 것처럼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길 것"이라며 "조직은 바람을 이길 수 없다. 당심으로 조직을 깨겠다"고 적었다. 부·울·경과 충청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지지층을 향해서는 "호남 지인들에게 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전날 밤 자신의 엑스(X)에 "-7%면 최종 안정 승리라고 본 충청과 부·울·경에서 -1% 결과에 감사드린다"며 "국민여론조사까지 감안하면 첫 주 결과는 약간 우세로 마감된 듯하다"고 자평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근소하게 밀렸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까지 반영하면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충청은 정 후보의 고향인데도 김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에서 김 후보가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며 "영남은 86세대와 운동권의 영향을 받은 당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정 후보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과거 민주당 경선에서도 호남은 판세의 흐름을 바꾸거나 굳히는 분기점으로 작용했다.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 승리를 계기로 돌풍을 일으켰다. 2021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신승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튿날 전북에서 과반으로 압승하며 누적 선두를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호남권이 오는 11~12일 온라인 투표와 13~14일 ARS(자동응답) 투표를 진행하고, 경기·서울은 12~13일 온라인 투표와 14~15일 ARS 투표를 실시한다. 호남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수도권 투표가 시작돼 상당 기간 동시에 진행된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투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신임 투표"라며 "어떤 당대표 후보가 이 대통령과 함께 성공할 것인지가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은 과거 정치 투표와 민주주의 투표를 했지 경제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정치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치·경제 투표의 이중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호남을 겨냥한 후보들의 메시지도 구체화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전북 당원집중 토크콘서트에서 "집권당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 정부의 방향과 지역 발전도 흔들릴 수 있다"며 "결국 결정은 전북·전남·광주에서 한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도 호남 표심과 선호투표제를 연결했다. 그는 같은 날 여수시의회에서 열린 '여수시민 공감토크'에서 "부울경과 충청에서도 제가 10%를 얻었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과반이 나오기 어렵다"며 "송영길을 1순위로, 김민석을 2순위로 찍어도 사표가 되지 않는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