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참사 좌석, 기준치 밑돌았는데 뽑혀나갔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31 10:35  수정 2026.07.31 10:59

최대 충격 14.9g…규정보다 낮았는데 좌석 비산

"규정·실충격 불일치, 보잉 책임 문제 될 수도"

FAA도 최근 보잉 737맥스 좌석 결함 지적

경찰 과학수사대가 1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진행 중인 12·29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유해 재수습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179명이 숨진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서, 사고기 좌석이 실제로는 미국 항공 안전 기준을 밑도는 충격에도 뜯겨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좌석 고정 강도 자체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선일보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4년 12월 29일 사고 당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기체에 가해진 충격은 최대 14.9g로 측정됐다. 위치별로는 앞쪽 14.9g, 가운데 13.6g, 뒤쪽 14g였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정한 좌석 안전 기준은 16g다.


좌석과 이를 고정하는 볼트류가 이 정도 충격까지는 버텨야 한다는 뜻인데, 사고기는 이 문턱을 넘지 않은 충격에도 좌석이 떨어져 나간 셈이다. 사고기는 이날 조류 충돌로 엔진 이상을 겪은 뒤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시속 258.6㎞로 둔덕을 들이받았다.


특히 좌석 일부가 기체보다 100m가량 앞쪽까지 날아간 정황을 담은 영상도 조사위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 회의록에는 이런 불일치가 "보잉사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지난해 12월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조사 결과에 담긴 '조종사 실수' 관련 내용이 정부 책임 회피 논란을 부르면서 발표 자체가 보류됐다. 조사위는 올 2월 국토교통부 소속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졌고, 새 위원장 선임 이후 조사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상태다.


시기적으로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FA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보잉 737 맥스 기종에서 일부 좌석이 잘못 장착돼 난기류나 비상착륙 시 승객이 다칠 위험이 있다며 시정을 지시했다. 무안 사고기(737-800)와는 기종이 다르지만, 보잉 여객기의 좌석 부문 결함이 당국 차원에서 공식 확인된 사례라는 점에서 함께 거론된다.


이 조사 결과는 유가족들이 보잉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소송의 향방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잉은 그동안 기체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 인명 피해는 오로지 둔덕과의 충돌 때문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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