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BBU 매출 올해 각각 70% 이상 성장…점유율 40~50%
미국 ESS 주문 늘어 2028년부터 생산능력 초과 전망
전기차 배터리 적자 축소 기대…유럽서 연내 추가 수주 추진
전고체 첫 상용화는 휴머노이드 유력…2027년 하반기 양산
삼성SDI의 2분기 사업별 실적. 삼성SDI IR 자료 캡쳐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삼성SDI가 연내 추가 수주를 예고하며 실적 반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고부가 배터리 판매를 늘리며 미국 생산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수익성을 확보했다. 향후 미국 ESS 생산능력 확대와 유럽 전기차 수주,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30일 밝혔다.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의 분기 흑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7688억원으로 18.5% 증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2분기 397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상반기 주요 성과. 삼성SDI IR 자료 캡쳐
실적 반등은 배터리 부문이 이끌었다. 배터리 부문은 2분기 매출 3조5190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고출력 제품,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늘면서 가동률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증가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관세 환급 효과도 실적에 반영됐다. 2분기 영업이익에 포함된 AMPC는 1077억원이다. 이를 제외해도 9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수주 기반도 넓혔다. 삼성SDI는 미국 주요 ESS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차세대 배전망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지 생산 역량과 각형 배터리 기술력이 수주 확대의 기반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BMW와 아우디를 포함한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업체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했다.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용 원통형 배터리 프로젝트도 따냈다. 휴머노이드·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주요 고객사와 공동 개발을 확대하고 고방열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 등 반도체 패키징 소재의 신규 공급처도 확보했다.
AI 전력시장이 흑자 견인…美 ESS 2028년 생산능력 초과
삼성SDI는 하반기에도 ESS와 고출력 소형전지가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기차용 배터리는 신규 프로젝트 양산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SS는 미국 시장의 전력용 및 UPS 수요 성장을 감안할 때 하반기 매출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리튬인산철(LFP)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판매 확대와 AMPC 수혜를 바탕으로 수익성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UPS와 BBU용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두 제품군의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한제 삼성SDI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UPS와 BBU는 데이터센터의 백업 전력원으로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순간적인 고출력 성능과 높은 안전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돼 고객들의 제품 채택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 UPS와 BBU용 배터리는 고출력 성능과 안전성, 장기간에 걸친 트랙 레코드를 강점으로 양 시장에서 각각 약 40~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다른 제품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하반기 사업 전략. 삼성SDI IR 자료 캡쳐
미국 ESS 사업은 수주 물량이 생산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조용희 삼성SDI 부사장은 "현재까지 확보된 수주는 2029년까지 생산능력 상당 부분을 채우는 수준"이라며 "하반기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까지 반영하면 2028년부터는 생산능력을 초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추가 생산능력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ESS용 각형 LFP 배터리 라인은 양산 품질 검증 단계로 오는 10월 셀 양산을 시작한다. 연내 SBB 2.0 솔루션 형태로 고객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금지외국기업(PFE)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도 마쳤다. SDI는 한국과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맺어 필요한 LFP 양극재 물량을 선점했으며 다른 주요 부품도 현지화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ESS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의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노후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ESS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EV 수주 자신감…전고체는 휴머노이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는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 양산으로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기존 프로젝트 물량 감소 가능성은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오 부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신규 프로젝트 양산으로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라면서도 "기존 프로젝트들의 물량 감소 위험이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은 주요국의 보조금 확대와 고유가, 완성차업체의 신규 플랫폼 출시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침투율이 지난해 20% 미만에서 올해 20% 중반, 2030년 30% 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대형·고용량 셀과 셀투팩 기술 적용에 유리한 각형 배터리를 선호하고 역내 생산 제품을 찾으면서 삼성SDI의 수주 기회도 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생산 거점과 하이니켈·미드니켈·LFP로 확대한 각형 배터리 제품군을 바탕으로 다수의 유럽 완성차업체와 신규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다.
조한제 부사장은 "몇몇 프로젝트는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내 추가 수주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공개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목업(모형).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보다 휴머노이드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기존 계획대로 2027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휴머노이드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뒤 제품 검증을 거쳐 양산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당초 계획대로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고객 수요와 협력 진행 상황을 볼 때 첫 상용화 프로젝트는 휴머노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휴머노이드용으로 먼저 양산 역량을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휴머노이드용 배터리 수요가 2030년까지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우주항공용 배터리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다수 고객사에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를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와 우주항공용 배터리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ESS와 UPS용 소듐이온 배터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소듐이온 배터리의 수명과 출력, 안전성을 높여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시장에 공급하고 향후 양산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오 부사장은 "작년 말 부임한 이후 올해 초 실적 발표에서 연내 턴어라운드를 이루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을 달성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성과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만큼 시장 변화에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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