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대출 ‘핀셋 완화’…형평성 기준은 난제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7.28 07:18  수정 2026.07.28 07:18

잔금대출 피해 확산에 금융당국 보완책 마련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대출규제 예외 기준 검토

지원 대상·범위 가르기 어려워 형평성 논란 우려

(왼쪽 두 번째 부터)한성숙 국무총리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잇따라 대출 규제 강도를 높인 가운데, 잔금대출 축소 등 실수요자 피해가 속출하자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 등 실수요자에 한해 ‘핀셋’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지원 대상과 범위를 구분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기 위한 세부적인 대출 규제 완화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핀셋으로 가계대출을 엄격히 한다는 기조는 저해하지 않으면서,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불편함을 해소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부동산 토론회에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사각지대에 놓인 실수요자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 한도가 입주 단지 규모보다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에 금융당국은 관련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관련 사례에 대해 “규정이 바뀌어 불리해지는 것이 아니다. 입주자 모집 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면서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한도를) 더 조이다 보니 대출이 안 되는 것이지 규정상으로는 당연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권과 신속히 협의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비롯해 무주택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내 집 마련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외 기준도 살펴보고 있다.


스타트업에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대출규제가 강화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청년도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진다”며 “실수요자인 청년, 무주택 서민이 집을 살 수 있도록 금융지원, 대출규제 개선을 준비하고 있나”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토론회 건의사항 중 가장 많은 부분이 대출”이라며 “금융을 완화하면 전체적으로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있지만 그 와중에 실수요자들이 불편해졌다. 이 부분을 어떻게 조화할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한 총리도 “처음 집 사는 사람들을 위해 방안이 정리하고 있다”며 “여러 조건을 살피는 일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당초 정부가 약속한 전용 모기지를 예정대로 실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만환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 비상대책위원장은 “연 1.9~3.0% 고정금리, 최장 40년, 담보인정비율(LTV) 80%, 5억원 한도 전용 모기지를 믿고 무주택 자격과 거주요건을 유지하며 다른 선택을 제한받아 왔다”며 “최대한도, LTV 80% 등을 반영한 것은 진전이지만, 금리와 고정금리 여부, 상환방식, 만기, 중도금 대책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 모기지를 당초 약속대로 이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전청약 당첨자들과 소통하며 이견이 남은 대출 조건을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사전청약자들에게 기존에 약속한 사안은 분명히 해결하겠다”며 “구체적인 문제에서 국토부와 일부 이견이 있고, 금리 등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사전청약자들과 간담회를 열면 좋을 거 같다”며 “구체적인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원 대상과 범위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로 실수요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날 토론회에 참석한 업계 한 전문가는 “구제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는 취지”라면서도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예외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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