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 "대출규제 엄격히 유지…지방·실수요자는 핀셋 보완"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7.27 18:12  수정 2026.07.27 18:13

수도권·지방 차등 규제 확대 검토

잔금대출 애로 은행권과 개선방안 협의

PF 등 주택 공급자 금융은 적극 지원

금융당국이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병행 추진한다.ⓒ뉴시스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엄격하게 유지하되 지방과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불편은 선별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잔금대출이 막히거나 생애최초 주택구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개별적인 애로 사항에 대해서는 은행의 여신심사 등을 통해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공급이 충분하지 않고 시장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대출을 완화하면 주택시장을 다시 자극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계대출과 부동산 대출은 일관되게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상황이 다른 만큼 금융규제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은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수도권은 과열되고 지방은 침체된 두 개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며 "금융규제도 수도권과 지방을 획일화하지 않고 차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가 적용되지만 지방은 70%까지 허용된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도 수도권보다 지방에 상대적으로 높은 LTV 한도가 적용되고 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수도권에는 3%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는 반면 지방은 0.75%가 적용된다.


이 위원장은 지방의 스트레스 DSR을 추가로 낮춰달라는 요구에 대해 "기본적인 원칙과 기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지방 경제와 지방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는지 추가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대출규제 시행 이후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은행권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규제를 강화할 때는 기존 계약자의 신뢰이익을 고려해 입주자 모집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규정이 바뀌어 대출 한도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추가로 조이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잔금대출과 관련해서는 은행권과 신속히 협의해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업자가 보유 주택을 담보로 운영자금을 빌리는 대출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 제도상 사업자대출을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미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사업 운영자금이나 직원 임금 등을 조달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대출금이 정해진 용도에 맞게 사용되는지, 용도 외 유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에 추가적인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에 대해서는 갭투자 차단이라는 정책 취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은 분양받은 주택의 소유권이 집주인에게 넘어가는 조건으로 세입자가 받는 전세대출이다.


정부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주택 매입을 막기 위해 해당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개별 사례를 보면 안타까운 사정이 있지만 당시 부동산시장 과열을 부추긴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시장 전체를 고려한 정책 취지와 개별 사례의 어려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정책당국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대출규제의 기본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실수요자인 청년과 신혼부부가 대출규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전체적인 대출규제 기조는 저해하지 않으면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핀셋 방식의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와 같은 세대에 거주해 무주택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청년이나 주택 지분을 일부 상속받아 생애최초 주택구입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살펴보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원칙만 적용하다 보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예외 사례가 생긴다"며 "은행 여신심사위원회 등에서 개별 사정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타당한 경우 허용하는 방식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 공급을 뒷받침하는 금융지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주택 수요자에게 제공되는 대출은 시장을 자극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공급자 금융은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 부동산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이 도와준다면 궁극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PF를 비롯한 공급자 금융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국토교통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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