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3! 4!’ [Z를 위한 X의 가요(10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7.26 11:28  수정 2026.07.26 11:28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6년 7월 4주 : 룰라 ‘3! 4!’


◆가수 룰라는,


1994년 고영욱, 김지현, 신정환, 이상민의 4인 멤버로 데뷔했다. 데뷔 무대는 ‘가요톱10’의 신인 가수 등용문이었던 ‘새 얼굴 새 노래’ 코너였다. 당시에 유행하던 레게풍 팝을 콘셉트로 데뷔하면서 그룹명 역시 ‘레게의 뿌리(Roots of Raggae)’의 약자인 룰라(Roo'ra)로 결정했다. 이상민이 그룹에서 아이디어 대부분을 담당하면서 팀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로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데뷔 앨범의 ‘100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 등이 큰 인기를 얻었으나 신정환이 1995년에 군 입대로 인해 탈퇴하게 됐다. 후임으로 채리나가 영입된 이후로도 여러 히트곡을 내면서 1990년대를 풍미했다. 대표곡으로는 ‘날개 잃은 천사’ ‘3!4!’ ‘연인’ ‘기도’ ‘프로와 아마츄어’ ‘비밀은 없어’ 등이 있다. 특히 2집 타이틀 곡이었던 ‘날개 잃은 천사’는 발매와 동시에 크게 히트하면서 ‘한국 가요계 역사상 최단 기간 백만장 돌파’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당시 룰라는 스케줄을 위해 헬기를 타고 다니거나 행사 페이가 1억원에 달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기에 힘입어 2집으로 ‘서울가요대상’ ‘SBS 가요대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인기에 정점을 찍었고, ‘꼬마 룰라’라는 패러디 그룹이 탄생되기도 했다. 이 그룹에서 빅뱅의 지드래곤(G-DRAGON, 본명 권지용)이 배출됐다. 하지만 이후 3집 앨범의 타이틀곡 ‘천상유애’ 등을 비롯한 곡들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고, 2000년대 이후엔 소속 멤버의 과반수가 범죄를 저지르는 사태가 발생해서 한때는 대한민국 가요계의 흑역사로 여겨지기도 했다.


룰라 '3! 4!' 무대 ⓒKBS '가요톱10'

◆‘3! 4!’는,


1996년 6월 15일에 발매된 룰라의 정규 4집 앨범 ‘올 시스템 고’(All System Go’의 타이틀곡이다. 작사·작곡·편곡 모두 그룹 듀스(DEUX) 출신의 프로듀서 이현도가 맡았으며, 신나는 댄스 리듬 속에 룰라 특유의 레게풍 라임과 캐치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곡이다. 제목인 ‘3! 4!’는 ‘3전 4기’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3집의 표절 논란으로 위기를 겪었던 룰라가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가사는 지나간 시련을 딛고 모두 함께 다시 시작하자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곡은 발매되자마자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룰라를 완벽하게 재기시켰다. 당시 SBS ‘TV 가요 20’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KBS ‘가요톱10’과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도 최상위권에 오르며 1996년 여름 가요계를 대표하는 대형 히트곡이 됐다. 타이틀곡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해당 음반인 4집은 약 90만장에 달하는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곡과 관련된 일화로는 당대 최정상 프로듀서였던 이현도가 곡을 쓰게 된 계기가 꼽힌다. 1995년 듀스 멤버 김성재의 갑작스러운 사망 당시, 룰라 멤버 이상민이 장례식장을 끝까지 지키며 의리를 보여주었고, 이에 감동한 이현도가 룰라의 재기를 돕기 위해 선물하듯 만들어 준 곡이 바로 ‘3! 4!’였다.


또한 곡 도입부에 나오는 “3! 4!” 외침은 메트로놈 박자에 딱 맞춘 것이 아니라 채리나의 감으로 부른 것이어서 실제 박자를 정확히 맞추기 매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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