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연구팀 “서해 연안, 미세플라스틱 종착지 아닌 이동 통로”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7.24 11:09  수정 2026.07.24 11:10

강한 조석 영향 재부유·외해 확산 확인…퇴적물 중심 오염평가 한계

대조차 하구-연안 시스템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이동 양상 모식도 ⓒ 인천대 제공

인천대 연구진이 서해 연안의 미세플라스틱 이동 특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조석의 영향이 큰 인천·경기 연안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저에 장기간 쌓이기보다 바닷물 속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외해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대 해양학과 김승규 교수 연구팀은 인천·경기만 해역을 대상으로 해수와 해저 퇴적물을 동시에 분석한 결과, 연안 퇴적물이 미세플라스틱의 '최종 저장소'라는 기존 인식과 다른 양상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7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한강 하구와 서해가 만나는 인천·경기 연안 11개 지점에서 표층수와 해저 퇴적물을 채취해 조사했다.


이 가운데 내만과 외만 각 2개 지점에서는 표층부터 해저면 직전까지 여러 깊이의 수층을 추가 분석해 미세플라스틱의 수직 분포와 이동 특성을 정밀하게 확인했다.


조사 결과 바닷물에서는 표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층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하루 두 차례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로 인해 해수가 지속적으로 섞이면서 미세플라스틱이 특정 깊이에 머물지 않고 수층 전체에 고르게 분산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해저 퇴적물에서는 해수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의 농도와 종류가 바로 위 바닷물과 일치하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해수 오염도가 낮은데도 퇴적물에서는 높은 농도가 검출되는 등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바닥에 가라앉은 미세플라스틱이 조류의 영향으로 다시 떠올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퇴적물 속 유기탄소 가운데 미세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 탄소 비율은 약 0.03%로, 수층에서 측정된 값보다 최대 100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연안 퇴적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장기간 저장하는 기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해양환경 관리 정책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해저 퇴적물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 양을 기준으로 오염도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석의 영향이 큰 서해에서는 이러한 방식만으로 실제 오염 수준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퇴적물 조사뿐 아니라 표층부터 저층까지 바닷물 전체를 함께 조사하는 통합 모니터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승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연안이 미세플라스틱의 종착지가 아니라 이동 과정의 일부일 수 있음을 현장 조사로 확인한 사례”라며 “특히 조석이 강한 해역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재부유해 외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존의 오염 평가 방식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