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부채 체질 개선 집중
당국 기조에 지원 확대 흐름
가계부채 관리 속 건전성 우려도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시 상환 압박을 줄여주는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뉴시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금융권의 상생금융 지원책이 한층 진화하고 있다.
일회성 지원에 머물던 방식에서 벗어나 취약차주의 부채 부담을 장기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모습이다.
다만 당국의 상생·포용금융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시 상환 압박을 줄여주는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 중이다.
우리은행의 '우리 상생 올케어대출'은 우리은행 개인 신용대출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대출을 최장 10년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해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환대출 상품이다.
당장 만기에 도달한 차주들이 일시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부채를 상환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상반기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연 7% 수준으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실시하고, '우리WON드림 생활비대출' 및 갈아타기 대출, 포용금융 플랫폼 '36.5도' 운영, 장기연체채권 소각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추진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설정한 3조5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목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상환부담완화제도를 운영하며 차주들의 일시 상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더불어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경제적 재기를 돕기 위한 '특별 채무감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원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중증장애인, 상이등급 판정자, 고엽제 피해자, 이재민 및 산불 피해자, 청소년 한부모가족 등이다.
해당 고객이 신청하면 내부 심사를 거쳐 보유한 특수채권 원금의 최대 90%까지 탕감 받을 수 있도록 해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재기를 지원한다.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1금융권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금융 사다리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상생대환대출2'를 출시하며 저축은행 신용대출 고객이 신한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부담하던 저축은행 이용 고객을 흡수해 금융 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강화된 상생 및 포용금융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은 주요 은행의 상생협력 실적을 수치화하는 상생금융지수 시범평가에 나서는 데 이어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 실적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까지 검토 중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이유로 전체적인 대출 문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동시에 취약차주 대상 지원 확대라는 과제를 떠안게 되면서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이자율을 소폭 낮춰주는 일차적인 방식만으로는 취약차주의 부실을 막기에 한계가 있다"며 "차주의 신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연체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상생금융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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