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실험 커진다…예금토큰 지갑 50만개로 확대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7.15 17:50  수정 2026.07.15 17:50

경남은행·아이엠뱅크 합류해 9개 은행 참여

결제 넘어 개인·법인 간 송금·국고금 집행까지 검증

외국인 선불카드·카카오뱅크-부산은행 공동대출도 특례

한국은행 CBDC 기반 예금토큰 실험이 참여 은행 9곳·이용자 지갑 50만개 규모로 확대되고, 송금과 국고금 집행 기능도 새롭게 추가된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스템을 활용한 예금토큰 실험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참여 은행이 기존 7곳에서 9곳으로 늘어나고 이용자 지갑은 최대 50만개까지 확대된다.


예금토큰의 활용 범위도 단순 결제를 넘어 개인·법인 간 송금과 국고금 집행으로 넓어진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에서 ‘한국은행 CBDC 시스템 내 예금토큰 기반 지급·결제 서비스’ 등 5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 7건의 내용도 변경했다.


이번 지정으로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가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 새롭게 참여한다.


1단계에 참여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부산은행을 포함하면 참여 은행은 총 9곳으로 늘어난다.


프로젝트 한강은 한국은행이 구축한 CBDC 시스템에서 은행이 고객의 예금을 토큰화해 발행하고 실제 지급·결제에 활용하는 실험이다.


이용자는 은행에서 전자지갑을 개설한 뒤 예금토큰을 발급받아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예금토큰은 한국은행이 일반 이용자에게 CBDC를 직접 발행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한국은행이 구축한 CBDC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별 은행이 고객의 예금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구조다.


2단계에서는 실험 규모와 기능이 대폭 확대된다.


우선 발급 가능한 예금토큰 지갑 수가 1단계 최대 10만개에서 50만개로 늘어난다.


사용처도 기존 가맹점 중심에서 소상공인과 대형 사업체 등으로 넓어진다.


기존에는 물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결제 기능이 중심이었지만 2단계부터는 전자지갑 간 송금 기능도 추가된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는 1회 100만원, 하루 50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법인의 송금 한도는 인터넷뱅킹 기준 1회 10억원, 하루 50억원이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경우 1회 1억원, 하루 5억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예금토큰 보유 한도도 기존 지갑당 100만원, 누적 500만원에서 지갑당 1000만원, 누적 1억원 등으로 확대된다.


결제 과정에서 전자지갑의 예금토큰 잔액이 부족하면 은행 계좌에 있는 예금이 자동으로 예금토큰으로 전환된다.


생체인증과 현금영수증 발행 기능이 추가되고, 사업자는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자지갑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캐시백 형태의 환급 방식뿐 아니라 조건을 충족한 이용자에게 예금토큰을 바로 지급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특히 2단계에서는 예금토큰의 활용 범위가 국고금 집행사업까지 넓어진다.


금융위는 스마트계약을 활용하면 국고금의 사용 조건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어 정산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후 검증에 투입되는 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해진 목적과 다른 곳에 자금을 사용하는 부정수급을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당국은 예금토큰이 현행법상 은행 예금에 해당하는지 불명확한 점을 고려해 관련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은행이 예금토큰을 정식 은행 업무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예금토큰 이용자도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착오송금이 발생했을 때 반환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도 마련했다.


예금토큰의 발행과 이전 기록은 개별 은행 전산시스템이 아닌 한국은행 CBDC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참여 은행은 예금토큰 발행량에도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은행법상 건전성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거래의 특성과 송금 사고 가능성 등을 고려한 위험관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서비스 종료 이후 거래기록 보존·파기 방안과 환불을 위한 이용자·사용처 간 반대거래 절차, 개인정보 및 금융거래정보 보호 대책도 갖춰야 한다.


금융위는 이날 방한 외국인을 위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 2건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오렌지스퀘어는 무인환전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용 선불카드 서비스를, 네이버파이낸셜은 방한 외국인 대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번 특례로 국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기 어려운 외국인 관광객도 기존 50만원보다 높은 최대 100만원 한도의 무기명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전자여권의 집적회로(IC)칩 정보를 휴대전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으로 확인하고 여권 사진과 실시간 얼굴을 대조해야 한다.


오렌지스퀘어의 실물카드는 최초 충전일로부터 90일이 지나 재충전할 경우 여권 스캔과 안면인증을 다시 거쳐야 한다.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의 공동대출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소비자가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두 은행이 각각 심사한 뒤 합의한 한도와 금리로 공동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의 낮은 자본조달 비용과 비대면 플랫폼, 부산은행의 기업심사 역량을 결합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는 이날 5건을 추가하면서 혁신금융서비스 누적 지정 건수가 총 1111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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