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보호' 및 '경찰 수사 방해 제어' 우려에
與일각서 "檢보완수사권 예외적 존치해야" 목소리
대체법안도 나왔지만…鄭 "닥치고 지금 당장 폐지"
宋·金도 '폐지입장' 여전…"민심에 역행할까 걱정"
(왼쪽부터)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청래 전 대표, 고민정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윤기 사건'에서 촉발된 경찰의 수사방해 가능성과 억울한 피해자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 여론도 '보완수사권 존치'로 흐르고 있지만, 차기 당권에서 중요한 당심을 잡아야 하는 당권주자들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선명성 부각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당 안팎에선 과열된 당권경쟁으로 인해 국민 신뢰가 훼손될 경우 차기 총선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13일 검사의 수사개시권은 완전 폐지하되, 보완수사는 일부 범죄에만 예외적으로 남기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 예고했다. 해당 법안에는 △특정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 대상 범죄 △스토킹범죄 △가정폭력범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범죄(보이스피싱) △유사수신행위 △다단계판매범죄 등 민생범죄나 △구속사건, 공소시효 임박사건 등 시한이 촉박한 사건 △병합수사 필요사건 △피해자 이의신청사건 등의 불가피한 경우를 예외적으로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는 민주당 형사소송법 태스크포스(TF)가 지난 9일 발의한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 강제성을 강화한 법안과 차이가 있다. 홍 의원의 개정안에서 검사는 송치사건 중 공소제기 여부 결정이나 공소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간단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사법경찰관이 송치·송부한 사건 관련 다른 범죄혐의를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에 그 내용을 통보하도록 돼 있다.
홍 의원이 이같은 법안 발의를 예고한 건 '장윤기 사건' 등 경찰 수사의 부작용을 제어할 장치가 없다는 우려에서다. 홍 의원은 이날 당내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에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한 결과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을 성공한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며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기준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검찰개혁은 단순히 검사의 권한을 없애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재고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 주장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장윤기 사건'에 이어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모씨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목소리는 더 커졌다. 두 사건 모두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사건의 추가 진실이 밝혀진 사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은 이날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개 시민단체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개정된다면 피해자 권리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 축소된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에 우려를 표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더불어민주당 홍기원(왼쪽)·김남희 의원 ⓒ뉴시스
이보다 앞서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미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했고 관련 사건의 인지수사를 엄격히 제한하는 전제에서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서 '혹시 경찰이 빠트린 게 없는지' 검찰이 찾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막을 이유는 없다며 "만약 우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대결 소재로 이 중대한 문제를 가볍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권주자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표 후보 정견 발표 현장 "(보완수사권을) 일단 폐지하고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자는 것은 집권 여당의 자세는 아닐 것"이라며 "선명성 경쟁, 이념적 당위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이소영·고민정 의원의 지적대로 당권주자들의 선명성 경쟁 때문이다. 대표 선출에 막대한 영향을 가진 당원들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검찰개혁의 마침표로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주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느냐가 당심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고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당권주자들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대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정 전 대표는 여권 강성 지지층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닥치고 지금 당장"이라며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던가 추가 토론·숙의·보완 등을 (거론하는 건) 사실상 반대하는 것이다. 시간의 부족이 아닌 의지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딴지일보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어준씨가 지난 9일 자신의 방송에서 "이런 정도(장윤기)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이나 있는데 최근 한 일주알 사이로 거의 모든 언론에서 톱을 장식하고 있다"며 "장윤기 갖고 보완수사권 폐지하면 안 된다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궤의 입장을 펼친 것이다.
송영길 의원도 이날 유튜브 채널 '스픽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일관된 입장으로 보완수사요구권으로 해결해보자는 입장"이라면서도 "수사와 기소 분리되는 게 원칙이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보완수사권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을 마치 반개혁인 것처럼 대통령까지 공격하는 무기로 쓰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의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이지만 큰 틀에서의 보완수사권 폐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유튜버 백문백답'에서 정 전 대표와 진실공방을 벌였던 '보완수사권 5월 처리 제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일관되게 보완수사권 폐지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늘 강조하듯 숙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숙의 과정도 거쳤다"며 "당에서 여러 이유로 그것을 5월 안에 처리하지 않도록 지연시켰다"고 말하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뜻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당내에선 당권을 염두에 둔 보완수사권 폐지 주도권 다툼이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검찰에 대해 우려했던건 정치검찰들의 마구잡이 수사가 아니었나. 그럼 그 부분에만 확실히 제동을 거는게 맞지 않나"라며 "여론이 흔들리는게 눈에 보일 정도인데 너무 강한 드라이브는 오히려 독이 될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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