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정치·선호투표'에 송영길·김민석 vs 정청래 갈등 격화…당내도 사분오열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7.13 06:30  수정 2026.07.13 06:30

'선호투표제' 갈등에 鄭, '다구리' 표현 공유

宋·金은 "전준위 입장과 의지 존중" 목소리

후단협사태 언급한 정청래 "누가 자기정치?"

'최고위원 선거전'도 계파로 나뉘어져 분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송영길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자기정치'를 둘러싼 공방이 깊어지고 선호투표제에 대한 이견이 드러나면서 봉합이 어려워지는 수준으로 벌어지는 모양새다.


송영길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동안 경선 규칙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다"며 "경기장에 선 선수가 룰을 문제 삼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선호투표제는 지난해 7월 당무위원회가 결정했고, 이번 전준위가 다시 의결했다. 당헌·당규상 위반도 없다고 확인했다"며 "같은 지도부 아래에서 경기도당위원장을 이 방식으로 뽑았고, 국회의장 선거도 이 방식으로 치렀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는 선호투표제를 반대하는 친청(친정청래)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민석 전 총리도 지난 11일 X(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헌·당규상으로도 관례상으로도 문제가 없는 선호투표와, 당의 미래를 위한 청년최고위원 도입에 대한 전준위의 입장과 의지를 존중한다"며 "최고위는 조속히 전준위 의결 사항을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날선 반응을 보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호투표제를 지지하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자신에 대한 공세를 '다구리'라고 표현한 한 언론사의 만평을 게재한 뒤 "두들겨 맞으면 많이 아프다. 잘 견뎌보겠다"고 적었다.


해당 만평은 '선호투표제로 갑시다'라는 제목 아래 송 의원과 김 전 총리 등이 있고, 정 전 대표는 아래에서 이들을 보며 "다구리인가"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선호투표제는 사전에 1~3위를 뽑는 방식으로,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자가 결정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3위 후보를 1순위로 뽑은 각 투표자가 '2순위'로 명시한 후보에게 표를 배분한다.


이 같은 방식에 친청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당권주자들 간 유불리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3강 구도인 상황이 이어질 경우, 1순위가 누구이든 2순위에는 친명계인 송 의원·김 전 총리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8일부터 문정복·박규환·이성윤 등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선호투표제를 두고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일제히 반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심지어 이같은 갈등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심화했다. 친명계인 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선호투표제 도입을, 친청계인 이성윤·문정복·박규환 최고위원 등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에 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당일 최고위를 마치고 나와 친청계 박지원·이성윤 최고위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6월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당권주자들의 갈등은 '자기정치'를 둘러싸고도 확산됐다. 지난 6일 김 전 총리가 대표 선거 출마 선언문에서 "민주당은 지난 1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자기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트렸다"고 적으며 정 전 대표를 저격한 것에서 시작된 다툼이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총리를 향해 "최악의 자기 정치는 선거 때 탈당해서 남의 당 후보를 돕는 구태 정치"라고 저격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소속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자, 김 전 총리가 정몽준 당시 후보가 이끌던 국민통합21에 합류한 이른바 '후단협 사태'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대표는 "나는 억울한 컷오프로 공천 탈락했어도 당의 승리를 위해 더컸유세단을 이끌며 뛰었다"며 "선당후사했다. 누가 자기 정치를 했는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가 주도했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고리로 역공을 펼쳤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튜버 백문백답'에서 "합당하면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으면 지도자는 그 합당을 성공시켰어야 한다. 정 전 대표는 합당을 성공시키지 못 했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숙의와 토론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게 합당이 필요했다면 성공시키지 못한 정 전 대표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직격했다.


당권주자들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당내 분열도 더 극심해지고 있다. 친명계인 박성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뒤 "현 지도부의 지도부 체제는 리더십을 잃었다 생각한다"며 "정청래 체제 최고위를 보면 당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당이 가야할 방향, 당이 어떤 일 해야 하는지 대한 명확한 제시가 없다. 이번 1기 체제는 난맥상"이라 꼬집기도 했다.


친청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친청계인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MBC라디오에서 "대표는 한마디로 민주당의 시대정신의 상징이기 때문에 저는 시대정신상 정 전 대표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이번 주 중으로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위원 선거전도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건태·서미화 의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김 전 총리와 뜻을 함께 하면서 최고위원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친명계이면서 친송(친송영길)계이기도 한 박선원·김영호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들은 송 의원과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친청계에서는 아직 공식 출마자가 없지만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이들은 이번 주 정 전 대표의 대표 출마 시점에 맞춰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최고위원은 유권자 1인 2표제로 선출돼 다득표자 상위 5명이 지도부에 진입한다. 어떤 계파가 과반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당 운영 방향이 결정된다. 특히 상위 8명만이 본경선에 나설 예정인 만큼 예비경선에서부터 계파 간 갈등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