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16% 향해 질주…'경영참여' 다음 수순은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09 17:09  수정 2026.07.09 17:10

연내 계획 물량 사실상 조기 매입

한화시스템도 5000억 추가 투입

이사회 참여·민영화 변수 주목

서울 중구 한화빌딩 전경. ⓒ한화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경영참여'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제시한 투자 계획을 예상보다 빠르게 집행한 데 이어 한화시스템까지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그룹 지분은 연내 16%에 육박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이사회 참여 등 경영참여 수위와 KAI 민영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일 KAI 주식 331만8057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 지분을 8.67%에서 9.90%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계열사인 한화시스템(1.53%)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USA(1.01%)를 포함한 그룹 전체 지분율은 11.21%에서 12.44%로 높아졌다.


같은 날 한화시스템은 이사회를 열고 올해 말까지 최대 5000억원 한도 내에서 KAI 주식을 추가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계획대로 매입이 이뤄질 경우 한화시스템 지분율은 1.53%에서 4.73%까지 올라가고, 그룹 전체 지분율은 15.64%까지 상승해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과의 격차는 10%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진다. 다만 한화는 투자 한도를 설정한 것일 뿐 반드시 전액을 집행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화의 추가 지분 매입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기업결합 신고는 지분율뿐 아니라 자산 규모와 지배력 취득 여부 등도 함께 고려된다.


주목되는 대목은 속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연말까지 그룹 기준 KAI 지분을 12%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이번 매수로 그룹 지분율은 12.44%를 기록해 당초 목표를 사실상 조기에 달성했다. 이어 한화시스템까지 추가 매입 계획을 내놓으면서 그룹 차원의 지분 확대 전략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화는 이미 지난 5월 KAI 지분이 5%를 넘자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며 현재는 국민연금을 제치고 KAI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화는 지분 확대 배경으로 항공우주 분야 협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양사는 이미 KF-21 후속 엔진과 무인기, 위성·발사체, 항공무장체계 등에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한화는 항공엔진·레이더·미사일 기술과 KAI의 완제기 체계를 결합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통합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지분 확대보다 향후 한화가 이사회 참여나 주주제안 등 구체적인 경영참여에 나설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KAI 민영화 가능성도 다시 거론된다. 다만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26.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 판단 없이는 경영권 변동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분간은 한화의 추가 지분 매입 속도와 경영참여의 구체적인 실행 방식이 KAI를 둘러싼 최대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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