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량 3배 키운 스마트APC…산지유통 ‘병목 해소’ [현장]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7.09 11:02  수정 2026.07.09 11:03

한반도농협 스마트APC 가보니

RFID 입고부터 로봇 적재까지

하루 최대 처리 물량 20t→70t

정부, 2030년 300곳 확대 목표

토마토가 한반도 농협 스마트 APC에서 선별·포장되고 있는 모습. ⓒ한반도농협

“1000kg이 들어와도 100kg이 들어와도 입고 시간은 1분이면 됩니다.”


윤경훈 한반도농협 팀장은 입고장 앞 계근대를 가리키며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게차가 토마토를 실은 파렛트를 계근대에 올려놓고 상자 수량만 입력하면 입고 절차는 끝난다. RFID 입고 시스템이 농가 정보와 입고량을 자동으로 읽어들이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직원이 농가를 확인하고 무게와 상자 수를 입력한 뒤 바코드를 붙여야 했다. 지금은 RFID가 농가 정보와 입고량을 자동으로 등록하면서 입고 시간이 크게 줄었다. 지금은 파렛트에 부착된 RFID를 통해 정보가 자동 등록된다. 평균 입고 시간은 기존 3~5분에서 1분 안팎이면 감소했다.


입고를 마친 토마토는 자동화 선별라인으로 이동한다. 색택과 당도, 무게 등을 기준으로 등급이 나뉘고 선별 결과는 전산에 저장된다. 사람 손을 거치는 과정이 줄면서 등급 판정의 객관성과 투명성도 높아졌다는 게 한반도농협 설명이다.


눈에 띈 것은 마지막 적재 과정이었다. 자동 적재 시스템이 가동되자 멈춰 있던 로봇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별을 마친 상자를 집어 올려 팔레트 위에 내려놓는 작업이 반복됐다. 상자가 한 층씩 쌓일 때마다 다음 상자가 밀려왔고, 로봇팔은 같은 동작으로 팔레트를 채웠다.


윤 팀장은 “예전에는 사람이 직접 옮기고 쌓아야 했던 작업”이라며 “지금은 입고부터 적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농협 스마트APC 자동적재시스템(파렛타이저-로봇팔). 해당 시스템은 출하처에 따른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포장 자동적재가 가능하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작업 방식이 바뀌면서 필요한 인력도 줄었다. 과거에는 입고와 투입 과정에 여러 명이 붙어야 했지만, 현재는 지게차 운전자 1명이 입고와 투입 과정 대부분을 맡을 수 있다. 스마트APC 전환 이후 입고 처리 인력은 3명에서 1명으로 줄었고 처리 물량은 약 두 배 늘었다. 입고 후 선별·배출·적재 과정에서도 6~7명이 맡던 작업을 1명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인해 처리 물량 또한 약 3배 늘었다. 스마트APC 구축 전 한반도농협의 하루 최대 처리량은 20t 수준이었다. 성수기에는 농가가 공동선별에 참여하고 싶어도 농협이 받을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하루 70t 이상도 처리할 수 있다.


윤 팀장은 “예전에는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어 다 받지 못했다”며 “처리 능력이 늘어나면 그만큼 농가 입장에서는 판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취급 물량도 늘고 있다. 한반도농협은 스마트APC 운영 첫해였던 지난해 1598t 물량을 처리했다. 올해는 2200~2400t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한반도농협 스마트APC 전경.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선별 결과가 데이터로 남는 점도 농가와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요소다. 입고량과 선별 중량, 등급 정보가 시스템에 저장되고 농가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등급 판정을 두고 생길 수 있는 불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반도농협은 생산 단계 데이터와 APC 선별 데이터도 연계하고 있다. 농가 하우스의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생육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 결과와 비교해 품질 관리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향후 생산량과 매출액 예측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APC를 산지 유통 디지털 전환의 핵심 시설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60곳 수준인 스마트APC를 2030년까지 300곳으로 확대해 전체 APC의 절반 이상을 스마트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스마트APC의 핵심은 자동화 설비 자체가 아니라 처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농협이나 농업법인 등 산지 유통조직이 더 많은 물량을 받을 수 있어야 개별 출하하던 농가를 공동선별 체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