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대응체계 첫 가동
고용안정 7대 과제 추진
노사정 첫 산업전환 원칙 합의
핵심과제 인포그래픽.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가 인공지능(AI)과 탄소중립 확산으로 예상되는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첫 국가 차원의 청사진을 내놨다. AI가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상시 분석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국민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을 권리와 청년·중장년의 전환 역량을 보장하는 등 산업전환 시대에 맞는 고용안전망을 마련한다.
노동부는 9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산업전환에 따른 고용안정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 마련된 법정 기본계획이다.
AI가 바꾸는 노동시장
정부는 AI·디지털 전환(AX), 탄소중립 전환(GX),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전환’이 산업과 노동시장 전반을 재편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대응이 늦어질 경우 일자리 양극화와 지역경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산업전환을 위기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함께 도약하는 노동 있는 산업전환’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노사정이 합의한 ‘산업전환 고용안정 7대 기본원칙’을 토대로 3대 추진 방향과 7대 실천과제를 착수한다. 기술보다 사람이 목적이라는 원칙 아래 전환 성과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본계획에는 최근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부의 위기의식도 담겼다.
정부는 자료 취합과 분석 등 단순·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AI 대체가 현실화하면서 청년 신규채용 감소와 숙련인력 부족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 가운데 98.6%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로봇,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등 산업에서는 새로운 직무와 채용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기업 10곳 가운데 8곳은 아직 AI를 경영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의 74%는 AI 투자 비용을 부담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대기업보다 훨씬 커 기업 간 AI 전환 격차가 고용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형 AI 노출지수 개발
정부는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 분석하는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2027년까지 개발한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의 산업별·연령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도 구축한다. 통계와 구인정보, 재직자 조사 등을 연계해 산업·기업·직업별 일자리 변화를 조기에 감지하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지역과 업종별 전환 상황을 분석하는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도 발간한다.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시멘트 등 구조적 전환이 예상되는 업종의 고용 충격 시기와 규모를 상시 파악하고, 충남과 여수 등 주요 거점지역에는 관계기관 협의체를 운영해 맞춤형 대응에 나선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산업일자리전환 분석센터는 ‘산업전환 일자리 정보 허브’로 개편해 관련 정보를 종합 관리한다.
정부는 산업전환 정책에 대한 고용영향 사전평가도 확대한다. 산업 정책과 인력 양성 정책을 연계해 설비 투자와 기술 전환 시기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미리 준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7대기본원칙 인포그래픽. ⓒ고용노동부
역량 강화부터 정의로운 전환까지
정부는 산업전환 시대 필요한 역량을 국민의 권리로 보장하기 위해 ▲배울 권리 ▲청년의 성장할 권리 ▲중장년의 다시 도약할 권리로 구성된 ‘국민 역량강화 3종 권리’를 제시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원을 확대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에게 AI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AI와 녹색기술 교육을 이수하면 기존 국가기술자격에 함께 표시하는 ‘플러스 자격’ 제도도 2027년 신설한다.
비수도권 중심으로 AI 훈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노사가 함께 훈련을 설계하는 공동훈련 체계도 마련한다.
청년 창업과 중장년 기술창업 지원도 확대한다. AI 스타트업과 녹색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사업전환 기업에는 재정과 훈련, 금융 지원을 연계한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 등 녹색산업과 AI 로봇, 자율주행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 일자리 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다.
노동시간 단축 정책도 추진한다. 정부는 AI와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실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동시간 단축 모델을 개발하고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와 로봇 현장의 새로운 산업재해 위험에 대응하는 안전기준도 마련한다.
산업전환 충격이 큰 지역은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로 지정해 고용안정과 신산업 육성, 재정 지원을 집중한다.
소득기반 고용보험 확대와 맞춤형 이·전직 지원, 사회적기업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전환기 고용안전망도 강화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금 우리 일터는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고 전환 과정에서 고용안정은 국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목적이라는 원칙 아래 관계부처와 함께 분야별 대책을 추진하고 노사와 계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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