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 안전 진단하는 'AI' 나왔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08 10:38  수정 2026.07.08 10:38

간암 환자 2000명 데이터 기반한 'AI 모델' 개발

치료 부작용 최소화… 환자 사망 위험 '26%' 뚝

한지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서울성모병원

간암 환자가 본격적인 전신치료를 시작하기 전 간 기능이 갑자기 나빠질 위험을 미리 내다보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환자별로 가장 안전한 치료제를 골라내는 예측 도구를 구축하면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 연구팀이 8일 의료 인공지능 분야 국제 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신'에 관련 간 안전성 평가 인공지능 모델을 발표했다.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도구를 구축하는 과정에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간세포암 환자 2026명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기존에는 간경변 중증도나 알부민 수치 등 혈액검사 위주의 전통적인 도구들로 간 기능만 평가했다. 암세포가 혈관을 침범했는지 여부나 종양 크기 같은 암의 생물학적 특성은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예측 도구는 암의 특성까지 평가에 끌어들였다. 연구팀은 혈액검사 수치와 간 기능 지표에 더해 종양의 크기와 개수 등 암 자체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이렇게 구축한 인공지능 기반 '간 안전성 점수' 모델은 정맥류 출혈과 치료 후 간 기능 악화를 기존 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냈다. 다른 기관 환자로 구성한 독립 검증 집단에서도 안정적인 예측 성능을 보였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 모델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환자는 저위험군보다 간 기능 악화 위험이 3.25배 높았다. 정맥류 출혈 위험은 4.90배 그리고 사망 위험은 2.21배 높게 나타났다.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치료 중 발생하는 간 기능 저하가 평소 간 수치뿐 아니라 종양 크기와 혈관 침범 여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증명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환자 위험도에 따라 치료제를 다르게 처방하는 맞춤형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 부작용 위험이 낮은 치료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설계한 결과 처방을 바꾸지 않은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26% 감소했다. 간 기능 악화 위험은 24% 줄었으며 정맥류 출혈 위험 역시 40% 감소하는 수치를 확인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기준 국내 간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40.4%를 기록했다. 갑상선암과 유방암 등 생존율이 90%를 웃도는 암과 견주면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전신치료 시작 전 임상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던 이유다.


교신저자인 한지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종양 특성과 간 기능 및 문맥고혈압 위험을 하나의 인공지능 안에서 종합 평가해 합리적인 경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밀의료 도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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