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의원 장남, 가상자산 사기 8억 배상 판결 확정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6.07.05 16:20  수정 2026.07.05 16:20

법원, 국회의원 아들 신분과 경찰 친분 이용해 피해자 기망 인정

피해자, 스테이블코인 사업 제안에 11억 상당 가상자산 투자

태씨, 투자금 편취 혐의로 구속기소 후 판결 확정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대담하는 태영호 전 의원ⓒ연합뉴스

태영호 전 국회의원의 장남이 가상자산 투자 사기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에게 8억67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A씨가 태 전 의원 장남 태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A씨는 2024년 5월경 태씨로부터 스테이블코인 환전 사업 제안을 받고 11억원 상당의 가상자산과 현금을 전달했다. 이후 2024년 9월경 태씨가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태씨가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신분과 경찰과의 친분을 내세워 A씨의 신뢰를 얻고 이를 이용한 점을 인정했다. 태씨는 A씨에게 "자칫하면 진짜 터질 수 있고 그때는 저도 어찌 못하고 아빠한테 죽는다", "저희 다 끼고 합니다. 경찰까지", "안보과 과장님이 문제 되면 도와준대요", "오늘 형사 한 분 만남요. 앞으로 우리의 사업을 봐줄 형이요" 등 경찰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우리 가족 한국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강한 형사들로 신변보호팀이 구성됐다"며 신변보호 경험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태씨가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아들로서 실제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았거나 일부 경찰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을 피해자를 속이는 데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태씨의 기망행위로 A씨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해당 판결은 태씨가 항소하지 않아 지난달 24일 확정됐다. 한편 태씨는 가상자산 투자 명목으로 지인들로부터 약 1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2024년 5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태씨가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을 이용해 투자금을 받아 실제로는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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