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국적 징역 8월·집유 2년…공범 2명은 무죄 유지
법원 "보복 범죄 엄벌 필요…피해자는 처벌 원치 않아"
법원.ⓒ데일리안DB
마약 투약 의심 신고를 한 주유소 직원에게 앙심을 품고 찾아가 보복 협박한 외국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건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수협박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카자흐스탄 국적 등 외국인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도 그대로 유지됐다.
A씨 일행은 지난해 7월4일 오후 5시 50분께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유소를 방문했다. 당시 일행 중 운전자가 심하게 헛구역질을 하고 나머지 일행은 흰색 가루가 든 지퍼백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는데, 이를 목격한 주유소 직원 B씨가 "외국인 손님들이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 일행을 인근 파출소로 임의동행했고, 소변 간이검사 결과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마약 양성 반응이 검출돼 모발 등을 제출한 뒤 귀가 조치됐다.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불만을 품은 A씨 일행은 파출소에서 나와 귀가하던 중 자신들을 신고한 B씨를 보복할 목적으로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주유소를 다시 찾아왔다.
사무실로 들어간 A씨는 관리소장에게 "신고한 직원은 어디 있냐"고 캐물었고, "퇴근했다"는 답이 돌아오자 "직원을 데리고 와라. 때리고 싶다. 신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인근에 떨어져 있던 파손된 자동차 안개등 커버를 집어 오른손에 너클처럼 낀 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협을 느낀 관리소장은 곧바로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외국인들이 너를 찾으러 왔다. 때리고 싶다고 하니 사무실에 오지 말라"고 알렸고, 실제 폭행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법정에 선 A씨는 "보복이나 협박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씨가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해악을 고지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말과 행동을 했다"며 이 주장을 배척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보복 목적의 범행은 피해자 개인의 법익을 침해함은 물론 수사·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여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마약 범행을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협박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도 상당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협박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주유소를 찾았던 지인 2명에 대해서는 "단지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보복 협박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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