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거래대금 49% 급감 예상
거래소·수탁업계 경영난 심화
거래소 넘어 커스터디까지
"시장 열려야 버틴다"
거래절벽과 제도화 지연이 겹치며 국내 디지털자산 업계 전반의 생존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거래소와 수탁업체 등 디지털자산 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 제도화까지 늦어지면서 사업자들의 생존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더블록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올해 2분기 거래대금(잠정)은 1490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올해 1분기보다 33.1% 감소한 규모다.
거래소 수익은 거래대금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한동안 박스권에 머물고 알트코인 거래도 위축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참여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황 악화는 실제 사업자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최근 운영비와 인건비 등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자산 운용 차원을 넘어 거래소들의 어려운 경영 환경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빗은 그동안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데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과태료까지 납부하면서 자금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보유 중인 가상자산 규모가 적지 않은 만큼 이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어려움은 코빗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거래소뿐 아니라 커스터디(수탁)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제도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다, 시장 성장 속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지난 2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에서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거래소뿐 아니라 수탁업체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거래소뿐 아니라 커스터디 등 인프라 기업들도 경영 환경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전달했고, 산업 전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며 "결국 모든 논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인 시장 확대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산업의 방향을 결정할 제도들이 속도를 내야 사업자들도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중소 사업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체계는 마련됐지만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사업자가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사업 모델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신규 투자와 사업 확대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법인 투자 확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이 지연될 경우 거래소와 수탁업체를 비롯한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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