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거래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대 50배 레버리지 상품 출시
시장선 규제 요구…업계 "강한 규제는 음성시장 키울 수도"
해외 거래소의 한국 주식 초고레버리지 상품이 확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단순 규제보다 제도권 내 관리 체계 마련이 투자자 보호의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초고레버리지 파생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일명 '도박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품의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차단이나 금지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최대 20배 레버리지 선물 상품을 상장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식 3배 레버리지 ETF(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20배 레버리지 선물을 출시했고, 나흘 뒤에는 50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추가했다.
OKX와 바이비트,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들도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 10~20배 레버리지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이들 상품이 투자자 보호 장치 없이 높은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해외 거래소에서 제공되는 선물 상품인 만큼 국내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감독 범위를 벗어나 있고, 투자자가 온전히 손실 위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높은 변동성도 확인됐다.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11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음 날 700달러까지 급락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품이 사실상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보다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초고레버리지 상품이 과도한 투기를 부추기고 투자자 피해를 키울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히 '도박판'으로 규정하거나 해외 플랫폼 차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KORU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은 바이낸스뿐 아니라 OKX, 바이비트, 비트겟, 게이트아이오 등 다수의 글로벌 거래소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최근 국내 반도체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이다.
또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주식과 ETF,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해외 플랫폼 이용을 막는 방식만으로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역외 플랫폼을 국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실제 이용 의사가 있는 투자자는 VPN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며 "강한 규제가 오히려 투자자를 미신고 해외 거래소 등 음성시장으로 내몰 경우 투자자 보호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주요 거래 플랫폼들은 주식과 ETF,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어떤 기준 아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고레버리지 상품은 투자자가 모든 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분명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단순히 금지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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