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경북도 이철우 지사 “정치 논리 배제”…호남권 반도체 편중 구상 비판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6.29 17:00  수정 2026.06.29 17:06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호남권 반도체 대규모 팹 투자 발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가 대구광역시(당선인 추경호)와 함께 29일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로 드러난 호남권 반도체 편중 구상에 정치 논리 배제와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경북도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 대구·경북(TK)지역 국회의원들과 공동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반도체 팹 입지 선정은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경영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없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 따라 광주·전남에 첨단 패키징(후공정) 팹이 조성되는 것은 존중한다”면서도 “반도체 전 공정 팹(Fab) 제조 시설까지 지정한 것은 전력과 산업용수, 협력업체 생태계, 전문 인력과 물류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연 제대로 된 평가 절차가 선행된 것인가”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비수도권에 대한 첨단산업 투자 확대는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이날 발표는 국가균형발전의 이름을 단 “국가균열발전”에 가까워 지역 간 갈등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을 지탱해 온 핵심 거점으로 평가 받는 지역이다.


2023년 지정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경북의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대구의 이수페타시스, 에스앤에스텍, 대구텍 등 앵커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또 470여 개의 반도체 협력기업들과 1700여 개의 소부장 전문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포항공대·DGIST·경북대·금오공대 등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는 매년 우수한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원자력 기반의 풍부한 전력과 산업용수, 우수한 입지와 물류망 등 반도체 팹이 요구하는 핵심 인프라를 완비, 기업의 투자 및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국내 최적의 산업 기반으로 평가 받는다.


그런 만큼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에 따른 충격은 실로 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수년간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를 지정하기까지 투입된 국회와 정부, 국민의 노력을 일거에 무색하게 만드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도지사는 정부 발표대로 광주·전남에 전 공정 팹이 들어설 경우, 대구·경북 소재 기업들마저 대기업을 따라 대거 이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비수도권의 어려운 현실 속에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마저 떠난다면 대구·경북 지역경제는 사실상 '초토화' 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과거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을 때, 지역의 핵심 협력업체들이 대기업을 따라 줄줄이 해외로 떠나야 했다"며 "대기업 이전은 단순히 공장 하나가 없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무서운 연쇄 효과를 가져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대경권에만 47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며 "호남권에 전 공정 팹까지 일괄 배치된다면 이들 협력기업의 연쇄 이동으로 이어져 수십 년간 축적된 지역의 기술 자산과 산업 생태계 자체가 통째로 해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는 결국 국가 균형발전이 아닌, 특정 지역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맞춰서 현재 진행 중인 생산 거점들을 빠르게 완성해야 한다"면서 "전력, 용수 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데 지금 계획된 사이트를 신속하게 다 완료하고 지금보다 속도를 매우 앞당겨서 이뤄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투자를 결단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대책에는 호남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동시에 충청권에 AI 데이터센터, 구미 등 영남권에 AI로봇 등 피지컬 AI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서는 호남 등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 기지로 조성하겠다며 총 8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통해 4기의 메모리 팹(생산공장)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또 충청권에 81조원을 투자해 패키징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구상 등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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