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美서 소송 휘말려…"AI 호황에 가격 담합"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6.29 23:07  수정 2026.06.30 07:39

"D램값 700% 폭등…소비자 가격 직격"

미국 재무부 청사 전경. ⓒAP/뉴시스

미국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D램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을 명분으로 범용 D램 공급을 줄여 가격을 담합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기술 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14명과 PC 판매업체 등 소상공인 3곳은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반독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이번 소송에서 세 회사가 세계 D램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지배력을 이용해 공급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들은 세 회사가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추진하면서 이를 명분으로 DDR3·DDR4 등 범용 D램 생산을 조직적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크게 줄었고, 지난 4년간 D램 가격이 약 700% 급등하는 등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원고는 이 같은 가격 급등이 PC와 스마트폰은 물론 서버와 게임기 등 D램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일부 글로벌 IT 기업들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점도 이번 소송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


이번 소송은 미국의 반독점법인 셔먼법(Sherman Act) 위반 여부를 다투는 사건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원고들은 손해배상과 함께 법원의 금지명령을 요구하며, 이번 사건을 미국 전역의 소비자와 기업을 대표하는 집단소송으로 인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원고 측의 주장만 제기된 단계이며 법원이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담합 여부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와 시장 분석 등을 통해 판단될 예정이다.


메모리 업계가 가격 담합 의혹으로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에도 글로벌 D램 제조업체들은 국제 가격 담합 사건으로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다만 2018년 제기된 유사한 D램 가격 담합 집단소송은 충분한 공모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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