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챙기면서" 경북도지사 이철우 파워…도청 출신 김학홍-김병삼-안병윤 당선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6.06.10 10:47  수정 2026.06.10 10:47


이철우 경북도지사 ⓒ 경북도


흩어지던 보수 세력을 결집시킨 ‘TK 리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지원 사격을 받은 경북도청 출신 고위공무원들이 6·3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 ‘이철우 파워’를 새삼 체감케 했다.


지난해 말까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도청에서 호흡한 김병삼 후보는 영천시장, 감학홍 후보는 문경시장, 그리고 안병윤 후보도 예천군수에 당선됐다.


모두 선거운동 기간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고, 정치 경력보다는 풍부한 행정 경험, 정책 설계 및 추진 능력을 앞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철우 지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과 TK 신공항 뼈대,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도지사로서 긍정 평가를 이끌어내며 ‘3연임’에 성공했다. 경선에서 거친 공세를 뚫고 단독 후보로 올라선 뒤 엘도라도호를 타고 울릉도에 방문하는 광폭 행보로 ‘건강 리스크’를 떨쳐내고 마지막 약점까지 지웠다.


당이 분열돼 텃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며 좌충우돌 할 때, 이 지사는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TK 보수 세력의 결집을 이끌었다. 흔들리던 대구도 10차례나 방문하며 “경북과 대구는 한 뿌리다. 한 몸이다”라며 흐트러진 보수 세력을 덩어리로 만들었다.


‘보수의 자존심’답게 본인의 3연임을 물론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까지 이끌어내며 선거운동 중반까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 열세였던 추경호 후보 반등에도 불을 지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현재 시스템에서 여당 후보가 말하는 ‘예산 폭탄’ 같은 것은 없다. 우리가 여당일 때도 다 겪어봤지 않나. 떠올릴 만한 ‘예산 폭탄’은 없었다. 부스러기 정도는 조금 있을지 몰라도..”라며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그릇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고, 중앙에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득하며 막연한 ‘여당 프리미엄’의 확산을 막고 결속력을 키웠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물론 앞서 거론했듯, 지난해 말까지 도청서 호흡하며 결실을 만들어갔던 후보들의 당선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TK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이철우 지사가)대구도 챙기면서 (도청 출신)후보들까지 싹 다 챙겼다"고 말한다. 이 지사의 지원은 사전투표일을 넘어 본투표일에도 가슴을 졸여야 할 만큼 접전 양상을 띠었던 ‘뉴 페이스’들에게 큰 힘이 됐다.


경북도 자치행정국장과 영천·포항 부시장,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지낸 김병삼 후보는 현직이자 '최초의 무소속 3선'에 도전했던 무소속 최기문 후보를 제치고 영천시장으로 올라섰다. 지난 2일 마지막 유세에도 이철우 지사가 함께했다. 당시 이 지사는 김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영천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경북도와 하나가 돼야 한다. 행정 경험과 추진력을 갖춘 김병삼 후보가 그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무소속 3선 도전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정말 지역 내에서 조직력이 매우 탄탄하다. 시정 성과를 떠나 최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매우 단단해 김 후보가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2018년 최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런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국민의힘 경선을 뚫은 저력을 과시한 김 후보는 이 지사 지원과 함께 ‘어르신 복지’ ‘미래산업 전환’ 등을 내걸며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 당선됐다.



ⓒ 데일리안DB

문경시장에 출마한 김학홍 후보도 매우 힘든 싸움을 펼쳤다. ‘4선’에 도전하는 현직 신현국 후보를 밀어내고 문경시장에 당선됐다.


현직을 밀어내고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김학홍 후보는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과장, 지역혁신정책관,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회 자치분권기획단장 등 중앙과 지방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로 온화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2년 10월 부지사로 취임한 김학홍 후보는 이철우 도지사와 함께 국비 12조 시대 개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 개최, 디지털·청년 농업 대전환 등 많은 성과를 이끌었다. 산불이나 국지성 호우와 같은 대형 재난 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지사의 김학홍 당선인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해 12월 부지사 퇴임식에도 참석해 격려할 만큼 신망이 두텁다. 선거운동 기간 일주일 사이 문경새재를 찾고, 며칠 후 김학홍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격려했다. 이 지사는 “김학홍 후보는 나보다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다. 부지사 시절 보여준 능력만으로도 보장할 수 있다. 나와 원팀이 되어서 문경을 확 끌어올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불과 3~4일 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옛 하숙집 문경 청운각에 방문해 김학홍 후보 등 국민의힘 후보들을 격려했다. 청운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체류했던 곳으로 국가의 미래를 구상했던 장소다.


이철우 지사 지지를 등에 업은 김 후보는 “타 지역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도시가스 보급률을 끌어올리겠다. 누구 집은 들어오고, 누구 집은 들어오지 않는 이상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취임과 함께 TF팀도 구성하겠다”며 “TV 토론회 때 어떤 후보는 ‘구불구불한 골목과 담 때문에 보급률을 높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하더라. 포항이나 구미는 구불구불한 골목과 담이 없었나. 거창하고 화려한 공약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우선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고, 지역 시민들은 “신선하면서도 능력 있는 새로운 얼굴”이라며 지지했다. 결국 김 후보는 52.11%의 득표율로 문경시장에 당선됐다.



ⓒ 데일리안DB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문경을 찾았던 이철우 지사 옆에는 안병윤 예천군수 후보도 있었다.


이철우 지사는 “안병윤 후보는 경북도청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 업무 능력이 탁월했다”며 “정말 일꾼 중의 일꾼인 만큼 예천 발전을 위해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 지사님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이렇게 같은 색깔 옷을 입고 같은 단상에 올라 나란히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이 지사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호명읍 도청신도시 중심상가에서 주민 초청 토크콘서트를 열고 신도시 주민과 상인, 학부모, 청년층 등과 지역 현안을 놓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자세, 검증된 정책 추진력과 행정 경험, 그리고 이 지사와 단단한 원팀을 예고한 안 후보는 예천군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거론한 3명의 인물은 복잡한 예산 협의 과정에서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원활한 소통과 대응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평가다. 지방 행정 경험이 풍부한 만큼 지역의 숙원 사업들을 어떻게 추진하고 해결해야 하는지 아는 인물들이다.


도청 출신은 아니지만 이철우 지사가 도당위원장일 때 선택한 박용선 후보는 경북 제1의 도시로 꼽히는 포항에서 시장으로 당선됐다. 구미에서는 김장호 전 기획조정실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도의원, 초선 시장으로서 이미 인정을 받은 인물들이지만, 공동 공약비전을 발표하는 등 이철우 지사와 매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도정 운영의 구조나 방향, 예산 편성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들이라 긴급 현안이 발생했을 때도 대응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도청은 물론이고 도의회나 중앙과의 넓은 인맥으로 산업단지 조성, SOC 구축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도청 출신들이라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도지사의 철학이나 방향과 같다. 호흡도 잘 맞을 것”며 “경북이 강력한 원팀 구조를 갖춘 가운데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 통합, TK 신공항 추진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의 ‘다음 지방선거 전까지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이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 때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다가 선거 이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시도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역 내 일부 반대와 지방의회 임기 문제를 이유로 통합 추진이 어렵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이 지사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떤 정책도 100% 찬성 속에서 추진되는 것은 아니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이미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찬성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제도적 한계를 탓하는 것에 대해 이 지사는 “2028년 통합을 추진하면서 초대 대구경북특별시장만 2년 임기로 선출하고, 기초·광역의원은 의원직을 승계해 2030년까지 임기를 보장한 뒤 2030년에 전체 지방선거를 정상화하면 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 경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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