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탈모 급여화, 중증환자·필수의료보다 우선될 수 없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18 17:19  수정 2026.06.18 17:58

대한의사협회 제67차 정례브리핑

의협, 탈모 급여화 재정 영향·정책 효과 검증 촉구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망사건엔 “응급의료 현실 고려해야”

대한의사협회. ⓒ연합뉴스

의사단체가 정부의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 검토와 관련해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건강보험 재정 영향과 정책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는 무분별한 추진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18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탈모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요구에는 공감하지만 건강보험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어야 한다”며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환자의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특히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 부족과 경영 악화로 국민이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분별한 급여화의 폐단은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대표적 사례”라며 “의·한 협진 시범사업 역시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실질적 성과가 있었는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협은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망사건과 관련, 의료진 검찰 송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해당 사건은 2023년 3월 대구에서 17세 여학생이 추락한 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숨진 사건이다. 경찰은 최근 당시 환자를 수용하지 않은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의협은 응급환자 수용 여부가 응급실 의사 개인의 판단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술 가능 여부와 중환자실 병상, 배후 진료과 대응, 기존 응급환자 진료 상황 등 병원의 전반적인 수용 역량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응급의료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의료진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한 수사”라며 “특히 당시 수련 중이던 전공의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와 국회는 배후 진료 인프라 확충과 인력 확보, 합리적 보상체계 및 법적 보호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협은 “검찰이 응급의료 현장의 현실을 면밀히 살펴 불기소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최선을 다한 의료진에게 부당한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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