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장동혁 사퇴" 분출에
박준태, 소장파에 "해체 요구"
소장파 "박준태 경질" 촉구
張 버티기에 갈등 장기화 전망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공개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지도부와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공개 충돌하면서 국민의힘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이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해온 대안과 미래의 해체를 요구하자 대안과 미래는 박 의원의 경질을 촉구하며 맞불을 놨다. 장 대표가 거취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개혁파 의원들의 사퇴 요구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준태 비서실장은 전날 의원총회 도중 나와 "대안과 미래의 해체를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안없는 미래로 명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개월동안 의원들께서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그런데 어떤 대안도 없이 당대표 사퇴만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그렇다면 그 모임의 성격은 당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모임"이라고 비판했다.
대안과 미래 측은 곧바로 반발했다.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입장문을 내어 "장 대표께 요구한다"며 "국민의 참정권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면서 대의민주주의를 침해한 박 비서실장을 당장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모임의 입장이 당 대표의 생각과 차이가 있다고 해 모임의 해체를 요구하고 동료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차단하려는 것은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오른쪽)와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뉴시스
공개 충돌의 발단이 된 전날 의원총회는 대안과 미래의 요구로 소집됐다. 장 대표가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부산·인천·경기·전남광주·울산 등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6곳에 대한 선거소청 제기를 의결하자, 대안과 미래는 의원총회에 앞서 최고위에서 먼저 결정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당초 이번 의총은 대안과 미래가 앞서 요구했던 장 대표 거취 논의를 위한 의총과는 별개였지만, 회의 과정에서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여기에 박 비서실장의 대안과 미래 해체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비서실장 경질 요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안과 미래 측도 데일리안에 박 비서실장의 해체 발언에 대한 추가 대응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장 대표가 경질하겠느냐"며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다만 당이 의원총회에서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선거소청 범위를 조절하면서 계파 갈등은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앞서 장 대표는 추후 국정조사 과정에서 추가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을 이유로 전국 16개 광역단체 전체에 대한 선거소청을 주장했으나, 국민의힘 승리 지역까지 포함된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투표용지 부족, 명부 누락 등의 문제가 제기된 7곳에 대해서만 선거소청을 제기하기로 정리됐다.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직접 선거소청을 낸 곳까지 포함하면 선거소청이 제기된 지역은 총 11곳이다.
장 대표는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전날 의총에서는 당 차원의 전면 재선거 주장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거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또 과거 단식 투쟁과 6·3 지방선거 지역 유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태 대응 등으로 누적된 피로 탓에 이날 병원에 입원하면서 선관위 사태 현장 대응에 나서지 못한 점도 비판 여론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장 대표가 사실상 버티기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계파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친한(친한동훈)계인 우재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지도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했으면 좋겠다"며 "적어도 우리 지도부가 이번 선관위 사태를 정치적인 유불리에 따라서 이용한다는 그런 불신도 해소할 수 있고 당력도 집중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해준다면 저부터 장동혁 대표를 정말 열심히 돕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장 대표는 식물 대표가 되더라도 계속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심화할수록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력도 당장 장 대표를 끌어내릴 경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복귀할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라며 "결국 장동혁계와 정점식계가 손잡고 몇 달 더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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