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16년 만에 첫 경기 승리…조별리그 통과 사실상 ‘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12 13:37  수정 2026.06.12 13:37

16년 만에 첫 경기를 승리를 따낸 한국 축구. ⓒ AP=뉴시스

홍명보호가 월드컵 첫 경기에서 값진 역전승을 거두며 32강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각)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확보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제압한 멕시코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무엇보다 조별리그 최대 고비로 평가받던 체코를 잡아내며 두 대회 연속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한국은 전반 내내 주도권을 쥐고 체코를 몰아붙였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슈팅 수에서도 체코를 크게 앞섰지만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13분 체코 주장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던진 롱스로인이 그대로 문전으로 연결됐고, 크레이치가 높은 타점을 활용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실점 이후 더욱 강하게 체코를 압박했다. 그리고 9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절묘한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감각적인 칩슛을 시도했다.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궤적으로 날아간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은 한 방이었다.


동점골 이후 경기는 한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체코는 수비 숫자를 늘리며 버티기에 나섰지만 한국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후반 34분 기어이 역전골이 터졌다.


백승호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을 허물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이어 정확한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했고, 쇄도하던 오현규가 발끝으로 방향만 바꿔 골문을 열었다.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남은 시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체코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김승규의 선방과 수비진의 헌신적인 방어가 더해지며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16년 만에 첫 경기를 승리를 따낸 한국 축구. ⓒ AP=뉴시스

이번 승리는 단순한 승점 3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 2-1 승리에 이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역전승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승리 이후 무려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승리를 거두는 기쁨도 누렸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 속에서도 첫 경기 승리는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 2006 독일 월드컵 토고전,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모두 첫 경기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02년에는 4강 신화를 썼고, 2010년에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좋은 출발이 곧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팀도 크게 늘었다. 조 1~2위는 물론 일부 조 3위 팀에도 32강 진출 기회가 주어진다. 첫 경기를 승리함에 따라 대표팀의 32강 토너먼트 진출은 사실상 찜해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오는 19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개최국이자 조 선두인 멕시코를 상대로 승점 획득에 성공한다면 조 1위 경쟁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설령 멕시코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기회는 충분하다. 최종전 상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A조 최약체로 평가받는팀이다. 따라서 한국은 가장 어려운 상대를 첫 경기에서 꺾으며 자력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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