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168시간] '전면 재선거'로 '지선 책임론' 회피…張에게 남은 시간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6.11 04:00  수정 2026.06.11 04:00

장동혁, 6·3 지선 이후 '전면 재선거 주장' 되풀이

당내 "무책임한 주장"이라지만 사퇴 압박은 '느슨'

'정점식 원내대표 선출·선관위 특검 요구' 분수령

내부선 "결국 물러날 테지만 지금은 어려워 보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국선언 대학생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이후 1주일 동안 '전국 전면 재선거'를 앞세워 '지선 책임론'을 회피하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국민들의 재선거 요구에 편승한 장 대표는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를 일축시킬 뿐 아니라, 이를 이재명 정권을 향한 공세로도 활용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도 재선거 요구는 심각한 문제인 만큼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계속해서 '책임론'이 불거지게 될 경우 장 대표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로 지난 6~8일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장동혁 대표의 책임이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를 물어본 결과, "책임 있음"이란 응답은 69.3%를 기록했다. "책임 없음"이란 응답은 23.5%다. 세부적으로 "매우 책임 있다"는 응답은 48.7%였고, "어느 정도 책임 있다"는 응답은 20.6%였다. "별로 책임 없다"는 11.6%, "전혀 책임 없다"는 11.9%로 집계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장 대표의 지선 패배 책임론은 여론조사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패배"라며 "그 책임을 져야 되는 선수(장 대표)가 한 줌도 안 되는 당권에 천착하는 모습이 너무 처참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앞서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도 지난 9일 SBS라디오에서 "6·3 지선은 객관적으로 진 것"이라며 "장 대표 사퇴까지 포함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선 이후 지속해서 패배론에 선을 그어오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선 결과에 따른 대표의 거취 표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란 질문을 받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라고 되물으며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집중하는 것이) 거취 결단을 요구하는 당내 주장을 일축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거취와 관한 말을 하는 분들은 다시 한 번 올림픽공원으로 나가보실 것을 권한다"고 답하면서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또 장 대표는 본투표 하루 뒤인 지난 4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쉬운 선거 결과"라면서도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적으며 사실상 '지선 책임론'을 사실상 부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 대표가 퇴임을 거부하고 있는 이유는 앞선 발언에서도 나타나듯 '재선거 요구 관철'과 '지선 결과 해석'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장 대표는 6·3 지선 본투표 날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들 사이에서 촉발된 재선거 요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장 대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재선거 실시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당내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재선거부터 사전투표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이날 국회에선 '국민 참정권 회복을 위한 시국선언 대학생 간담회'를 연 장 대표는 "지금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들의 구호도 딱 하나, 재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올림픽 공원에 다녀왔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재선거라는 결과로 만들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전날 '부정선거'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표소 봉쇄 시위'에 참여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장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재선거 요구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당대표로서도 굉장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 이유를 오세훈 서울시장의 승리에 있다고 봤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재선거를 요구하려면 사퇴를 한 뒤에 해야 하는데, 사퇴를 하면 법적으로 4연임 도전이 불가능하다"며 "오 시장은 사퇴하는 순간 도전자 자격을 잃어버리는데 오 시장에게 재선거를 요구하는 건 '당신은 무조건 떨어지는 걸 전제로 다른 후보로 재선거를 하자'는 요청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한동훈 의원이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에서 당선되면서, 장 대표의 입지가 좁아졌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장 대표와 대립각을 가장 강력하게 세워온 인물이다.


정성국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에서 "서울시장 이긴 것에 장 대표의 역할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또 국민들이 한동훈 전 대표를 당선시킴으로 보수 재건의 능력을 줬고 우리 당은 결국 선거를 통해 심판을 받았는데 과거에 머물러 있는 대표가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우리 당을 이끌어간다면 국민이 저희에게 마음을 주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본인 한 명의 정치 생명도 중요하지만 본인 한 명으로 인해서 당이나 보수가 무너져가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본인이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했다. 책임진다(고 해야 한다) 무조건 붙들고 있어서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안팎에선 이 같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장 대표가 당장 사퇴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당내 의원들이 각 지역에서 커지고 있는 재선거 요구를 불식하고 장 대표의 사퇴만을 외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은 굉장히 심각한 사태고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충분히 재선거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장 대표의 퇴진이 맞는다고 보고 있지만 지금 선관위 사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서는 당원들도 이를 납득하지 못하겠단 정서가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변수는 있다. 장 대표가 직접 요구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과 정점식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이 대표적이다. 장 대표 본인이 촉구한 '투표용지 사태 특검법'을 관철시켜 민주당과의 협상을 이뤄내는지 여부가 장 대표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또 이날 의원총회에서 55표를 얻어 48표인 김도읍 의원을 제치고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정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YTN 인터뷰에서 장 대표 책임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선에 대한 평가와 그 책임을 어떻게 지워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 "의원들과 원내에서 허심탄회하게 상의해 집단지성으로 대처해 나가겠다. 의원들과 당원들의 소중한 의견을 청취하고, 결론이 난다면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장 대표의 퇴진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아마 장 대표는 재선거를 계속 얘기하면서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노력할텐데, 부정선거론자로 비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이고 있는데다 당내 의원들의 반발이 커지면 결국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재선거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그게 당장은 아닐 것 같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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