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외연 확장' 앞세운 김도읍 꺾고 승리
'윤어게인' 프레임 탈피 난망…韓 복당 미지수
1차 과반 실패에 강성 노선 고수 부담도
정점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노선 전환을 앞세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승리를 거뒀음에도, 당의 새 원내사령탑에는 '친윤(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정점식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윤어게인' 프레임을 당분간 떼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장동혁 대표 거취를 포함한 지방선거 이후 당의 변화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정점식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총 투표수 103표 중 55표를 얻으며 김도읍 의원(48표)을 제치고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정 의원(47표)과 김 의원(39표) 간 결선 투표가 치러진 결과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 발표에서 "여러분이 저에게 던져준 한 표는 제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힘을 다시 세우고 무너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도읍·성일종) 두 분 의원이 보여준 당과 국가에 대한 충정 그 역시 제 가슴에 깊이 새겨서 앞으로 우리 국민의힘 원내 운영의 소중한 나침반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속대로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겠다"며 "110명 한 분 한 분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으는 의원총회 집단지성을 통해 원내 운영의 절대적 기준을 삼겠다. 의원들께서 최전선에서 마음껏 역량 발휘하도록 원내에서부터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동혁 대표 거취와 관련해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의 당헌상 권한은 사실상 제한돼 있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을 아꼈다.
'도로 친윤당'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지적 뼈아프게 받아드리겠다"라면서도 "누차 말씀드린 것처럼 '친윤'이라는 계파 자체가 존재하지 않지만, 외부에서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이 불식될 수 있도록 원내 운영과 당 운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 원내대표가 계파 정치를 끝내고 계파를 불문한 인선을 예고했지만, 외부적으로는 '친윤계' 색채가 강한 만큼 우려를 쉽게 잠재우기는 힘들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결국 국민들 시선에는 국민의힘이 '쇄신'을 거부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여부도 미지수다. 이 문제가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경우 계파 간 갈등도 배제할 수 없는 변수다. 정 원내대표가 그간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만큼, 단기간 내 이 화두를 다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YTN 인터뷰에서 "한 의원도 보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복당 의사를 밝힌다면 의원·당원의 의견을 수렴해 정말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이에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오는 11일 조찬 모임을 열고 장동혁 지도부 체제에 대한 책임론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지도부를 겨냥한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 송언석 전 원내대표, 김도읍, 성일종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도읍 의원의 득표수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정 원내대표가 기존 지도부를 두둔하며 강성 노선을 견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투표를 통해 의원들의 의중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단 것인데, 정 원내대표가 '중도 외연 확장' 노선을 꾸준히 주장한 김 의원을 지지한 절반가량의 의원들을 배제한 채 원내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득표수에 주목해야 한다"며 "48명의 의원들이 김 의원을 지지했다. 그만큼 당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김도읍 의원의 표가 꽤 많이 나오지 않았느냐"며 "당내에서도 한동훈이 언젠가는 들어와도 된다는 의원들의 여론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 원내대표도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내부적으로는 정 원내대표가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섣부른 판단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 원내대표 역시 장 대표 책임론에 공감한 바 있어, 그의 거취 문제만큼은 약속대로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으고 중진 의원 등과 함께 행동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당내에서 장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지방선거를 다 망쳐놨다"며 "정 원내대표 또한 자기의 길을 개척하려면 장동혁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장동혁 지도부에 있던 사람으로밖에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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