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는 필요한데 자본이 문제…신한, 롯데손보 인수 셈법 복잡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7.27 18:10  수정 2026.07.27 18:11

인수가 1000억원당 CET1 2.8bp 하락

추가 자본확충까지 땐 13% 방어 부담

보험 실적 격차에 손보 경쟁력 강화 절실

신한금융의 롯데손해보험 인수 검토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관리와 밸류업의 균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을 포함한 손해보험사 인수 의지를 다시 확인했지만 자본비율 관리가 거래 성사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손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인수대금에 더해 대규모 자본확충 부담까지 떠안을 경우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주주환원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한금융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롯데손보를 포함한 손보사 인수를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롯데손보뿐 아니라 어떤 매물이 그룹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지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합병(M&A)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반대편 이해관계자의 입장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절묘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2.0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M&A를 진행할 것"이라며 자본관리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의 가격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롯데손보에 투입해야 할 자본까지 고려하면 신한금융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 매각가는 1조원 안팎이다.


다만 신한금융이 실제 인수를 추진하려면 지분 인수대금 외에도 롯데손보의 자본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131.9%다.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113.73%까지 낮아진다.


특히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21.4%로 취약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규제 기준을 50%로 정하고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가 적용돼 당장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을 확충하려면 인수 이후 상당한 규모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1조원 안팎의 추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과 주주환원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발표한 ‘밸류업 2.0’을 통해 CET1 비율을 13.0~13.4% 수준에서 관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과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의 CET1 비율은 13.43%다.


증권가에서는 인수가격이 1000억원 늘어날 때마다 신한금융의 CET1 비율이 약 2.8bp(0.028%p) 하락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인수 이후 롯데손보의 자본확충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이뤄질 경우 CET1 비율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인수가격이 8000억원을 웃돌 경우에는 밸류업 목표인 CET1 비율 13%를 밑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수대금과 추가 출자 규모가 커질수록 신한금융이 밸류업 계획을 유지하면서 롯데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 가격 범위도 좁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이 손보사 인수를 포기하기 어려운 것은 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그룹 실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상반기 KB금융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합산 순이익은 62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의 합산 순이익은 2724억원으로 양사의 격차는 두 배 이상 벌어졌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그룹 순이익은 각각 3조8846억원과 3조4427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4419억원으로, 보험 자회사 간 실적 차이가 그룹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손보는 신한금융의 취약한 손보 사업 기반을 단기간에 보완할 수 있는 매물로 평가된다.


1분기 기준 신한EZ손해보험의 총자산은 3401억원인 반면 롯데손보는 13조8688억원이다.


롯데손보는 전국 대면 영업망과 장기보험 판매 조직도 갖추고 있어 디지털 채널 중심인 신한EZ손해보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손보 사업 외형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장기보험 상품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은행·카드 계열사와 연계한 교차판매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JKL파트너스 역시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보 지분 인수와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천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기간과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1조원 안팎의 매각가도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롯데손보 매각 성사 여부는 신한금융의 자본관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JKL파트너스가 인수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손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분명하지만 밸류업과 주주환원을 훼손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까지 포함한 절충점을 찾는 것이 거래 성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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