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참정권 박탈 때문에 모여"
6월 모의평가 결시하고 참석한 고3도
서울시선관위, '투표함 이송' 설득
주민 불만도 상승…"밤새 잠 못 자"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집회 중 한 참석자가 자유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함 반출도 이뤄지지 못하면서 약 2000명에 이르는 투표분에 대한 개표 역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치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오후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는 이틀째 보수 성향 유튜버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 정치인, 시민들이 투표소 정문 앞에서 이틀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주최 측은 확성기를 통해 "우리는 참정권 박탈 때문에 모였다"며 "우리 주권이 무너졌는데 왜 '(국민)주권정부'라는 이재명 정부는 왜 가만히 있는 건가"라고 항의했다.
이와 함께 자유 발언 중 정치적인 발언이나 욕설 사용은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날 오후 자유 발언 도중 애국가 제창을 제안해 현장에 있던 집회 참석자들이 애국가 1절을 제창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날 밤 기준 3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에 달했던 시위대는 이날 아침 출근 시간대가 겹치며 한때 그 규모가 줄어들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변했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주최 측이 제공한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쓰며 현장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한 참석자는 "목숨 걸고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자유와 혁신 황교안 대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이 투표하지 못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이 무너진 만큼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집회에는 청년 및 청소년의 모습을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이날 예정됐던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 결시하고 이날 인천에서 출발해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고등학교 3학년생 김모(18)군은 "투표를 못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 참정권을 빼앗긴 것"이라며 "좌파, 우파를 떠나서 이 사건은 국민이 모두 들고일어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서울시선관위) 측은 이날 새벽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 이송을 강행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현장 집회 참석자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은 집회 현장을 찾아 "개표 결과가 확정돼야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고 이후 선거 효력에 대한 법적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오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승리 선언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패배 승복 연설이 있었지만 오 후보의 당선 공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장 참석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며 결국 김 처장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위가 장기화할 국면을 보이자, 주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112 신고는 총 135건에 달했다.
현장을 관리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집회 참석하는 게) 좋아서 오는 모양인데 주민들은 죽을 맛"이라며 "주민들이 밤새 잠을 못 잤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투표소 인근에 소방차 및 구급차가 배치된 모습.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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