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이식 6312건·뇌사자 이식 1688건 시행
15년 이식신 생존율 80.1%…“세계적 수준 치료 성과”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5월 20일 만성 신부전 환자에게 아내의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신장이식 8000례를 달성했다. 집도의인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오른쪽 첫 번째)와 권혜은 교수가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8000번째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장이식 8000례는 국내 최초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과 면역학적 고위험군 이식 등 고난도 신장이식 분야를 선도하며 세계적 수준의 치료 성적을 기록한 결과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최근 만성 콩팥병 5기로 투병 중인 환자 신모 씨(58)에게 아내가 공여한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신장이식 8000례를 달성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 유지를 담당하는데, 기능이 저하되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부종, 피로감, 식욕 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이 외에도 사구체신염, 유전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장기간의 진통소염제 복용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만성콩팥병 환자가 늘면서 신장이식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신장이식은 신장 기능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저하된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사실상 유일한 근본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생체 신장이식 6312건, 뇌사자 신장이식 1688건 등 총 8000건의 신장이식을 시행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시행된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담당했으며, 주요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연간 2배 이상 많은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높은 수술 건수와 함께 우수한 치료 성적도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의 이식신 생존율은 1년 98.5%, 5년 95%, 10년 88.5%를 기록했으며, 15년 생존율도 80.1%에 달해 장기적인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혈액형 부적합 이식과 교차반응 양성 환자 등 면역학적 고위험군 치료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일반적으로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교차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인 경우 거부반응 위험이 높아 이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국내 첫 신장이식 8000례를 기념하며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탈감작(기증자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 기술을 바탕으로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최다인 1315건을 시행했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5년 이식신 생존율은 94.1%로 혈액형 적합 이식(93.5%)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8000번째 신장이식 수술 환자 역시 혈액형 부적합 사례였다.
교차반응 양성 등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의 5년 이식신 생존율도 93%로 표준 위험군(93.9%)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고위험 환자에서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신장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고령화에 따른 신장이식 환자 연령 변화도 눈에 띈다. 신장이식 수혜자 연령 중앙값은 1990년대 36세에서 2020~2025년 52세로 높아졌다. 현재 50대 환자가 전체의 3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60대 이상 고령 환자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로봇 신장이식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최다인 200례 이상의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했으며, 개복 수술과 유사한 치료 성적을 확보했다.
로봇 수술은 최대 10배 확대된 시야와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해 미세문합이 필요한 신장이식 수술에 유리하며, 절개 범위를 줄여 감염과 탈장 위험을 낮추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8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국내 최초 신장이식 8000례 달성의 배경에는 수술 전 평가부터 수술, 수술 후 관리, 장기 추적관찰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다학제 협진 시스템이 있다”며 “앞으로도 면역학적 고위험 환자와 고령 환자를 포함한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장기 생존과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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