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양향자·조응천, 사전투표 첫날 기세 끌어올려…추격전 고삐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5.30 07:00  수정 2026.05.30 07:00

양향자 "추미애, 팹리스·파운드리 구분 못해"

"아들 얘기도 제대로 못해…경기도 어떻게 책임?"

조응천 "광역버스 한번이라도 줄서서 타봤나"

"1인당 GRPD 1억원? 가족 4명 아빠 4억 벌어야"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가 29일 6·3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서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사전투표 첫날, 선두권을 추격 중인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가 판세 반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두 후보 모두 본투표일에 가까워질 수록 공세 수위를 점점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양향자 후보는 29일 오전 8시께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사전투표 한 뒤 김포와 고양, 의정부, 양주, 동두천에서 유세를 펼쳤다. 김포 유세를 마친 뒤 고양시 주엽역 광장으로 넘어온 양 후보는 유세차 주변을 둘러싼 시민, 선거운동원들과 빠짐없이 인사를 나눈 뒤 유세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고양에서 양 후보의 공세는 추 후보에게 집중됐다. 그는 지난 27일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경기도 세수 구조를 잘못 말한 것에 대해 "세수가 20조원쯤 되는 것 같은데 잘못 얘기하면 추미애 후보가 엄청 바이럴시킬 것 같아서 제대로 얘기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 세수는 금방 공부한다. 반도체 팹리스와 파운드리도 구분 못 하는 추 후보는 반도체를 지킬 수 있겠나"고 비판했다.


추 후보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도 짚었다. 양 후보는 "대법원에서 다시 기소해서 조사해야 된다고 해서 깜짝 놀라 이번 토론회에서 아들이 어디로 갔냐고 한번 물어보니 '유학 중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유학 끝나면 돌아오냐'고 물어보니 추 후보 동공이 지진 났다. 제가 조롱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6선 국회의원과 법무부장관을 한 분이 아들 얘기도 제대로 못 하면 도(경기도)를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후보는 토론회와 관련해 아껴왔던 말들을 쏟아내듯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토론회 시작 전 추 후보에게 '하남에 왜 왔냐' '일하러 왔냐'고 물어보니 대답을 못하더라. 오로지 그 다음 스텝만 생각하고 경기도는 그냥 발판인 것 아니냐. 반도체 특별법에 들어있는 수도권 배제 시행령 조항에 한 마디도 못 하지 않느냐.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건 양향자다. 김민석 총리나 민주당은 한 마디라도 했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원로급 인사들이 서울과 TK(대구경북), PK(부울경) 등 최대 승부처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는 반면, 양 후보는 보수 험지가 된 경기도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양 후보는 이날 고양 유세 직후 데일리안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경기도에 한 번 오시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경기도가 워낙 넓기도 하고 (박 전 대통령께서) 허리가 너무 안 좋다고 피드백이 와서 요청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경기도에 오시지 못하더라도) 제가 그만큼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9일 경기도 부천 신중동야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악수한 뒤 포옹하고 있다. 조응천 후보 캠프 제공

또다른 후발 주자인 조응천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수원과 하남, 부천에서 거리 유세를 진행했다. 마지막 유세 장소였던 부천 신중동야장은 젊은 시민들이 야외 테이블을 가득 메운 채 음식과 술을 즐기며 활기를 띠고 있었다. 유세 연설 시작 전 많은 청년들이 조 후보에게 악수와 사진을 요청하기 위해 하나둘씩 다가오며 현장은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시민들과 인사한 뒤 유세차 위로 오른 조 후보는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를 한 번만 보시면 누가 경기도에 산적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지 없는지를 다 아실 거다. 상대 후보들은 내 '캐치버스' 공약을 보고 이게 무슨 공약이냐며 비하를 하는데 저는 추 후보랑 양 후보에게 서울역, 명동, 강남역, 신논현역, 잠실역, 당산역에서 한 번이라도 줄서서 버스를 타본 적이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추 후보는 경기도에 있는 집에서 서울까지 30분만에 출퇴근을 시켜준다고 한다. 저는 토론회에서 '그걸 도대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고 추 후보는 '경기 G버스를 대폭 늘리면 30분만에 갈 것'이라고 했다. 버스 왕창 증차하면더 밀려서 차가 안 간다. 그건 공약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화살은 양 후보에게도 향했다. 조 후보는 "양 후보는 '돈 버는 경기도'를 만들고 '첨단산업 도지사'가 되겠다고 한다. 저는 '반도체가 잘 되면 경기도에 돈이 생기냐'고 물었다. 그건 거짓말이다. (반도체 활황에 따라 확보되는) 개인지방소득세와 법인지방소득세는 전부 다 (도가 아닌) 시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의 '1인당 GRDP 1억원 시대' 공약에 대해서도 "경기도민 모두 1억원씩 벌게 하자는 건데 만약 집에 아빠와 엄마, 애들 둘 총 4명이 있으면 아빠가 4억원을 벌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월급이 3800만원이 돼야 한다. 또 GRPD 1억원을 만들려면 연봉 1억원짜리 직장을 700만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경기도 인구가 1430만명이다. 그 중에 반이 연봉 1억원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설을 마친 조 후보가 시민 인사 차 야장을 돌기 시작하자 지나가는 시민과 야장에서 음식을 즐기던 시민들로부터 사진 요청이 쇄도했다. 순대와 떡볶이를 먹고 있던 한 아이 엄마는 조 후보를 보더니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거야. 어깨가 빠질 것 같아. 기호 4번!'이라고 노래하며 춤을 췄고 조 후보와 주변 시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조 후보는 이날 박내경 국민의힘 부천시장 지원 유세를 나온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했다. 조 후보는 "(현장에서 보는 게) 몇 번째야. 여기서 또 뵙네"라며 악수와 함께 포옹을 했다. 이어 양 후보 캠프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김 전 장관을 견제하듯 "도지사는 조응천, 양향자는 가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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